우리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21일)이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예년보다 빨리 찾아온 추석이라 준비에 한층 바빠지게 됐다. 더구나 올해는 8월 집중호우에다 태풍으로 인한 수많은 수재민들로 온국민의 마음이 무거운 터에 한번 치솟은 물가마저 떨어질 줄을 몰라 이래저래 힘겨운 추석이 될 것 같다.
아닌게 아니라 요즘 주부들 '장보러 가기 겁난다는 말이 무슨 한숨처럼 들린다. 이런 때일수록 주부들이 장보기 지혜를 모아볼 때. '장보기도 마음먹기 나름'이라는 이웃 알뜰 주부들의 추석 장보기 비결을 들어 본다.
시어른들의 제사만 모시고 있어 비교적 단촐한 편인 30대 주부 정다혜(대구시 달서구 이곡동)씨는 올해부터 그동안의 차례상 차리기 고정관념을 바꾸기로 마음 먹었다. 조기나 돔배기(상어), 대구포, 문어 등 제사상에 반드시 올려야 하는 건어물과 생선 종류를 반드시 예산규모에 맞춰 구입할 작정이다.
정씨는 "제수품목은 제일 크고 보기 좋은 것을 골라 장만하는 것이 옳지만 꼭 갖추어야 할 것은 갖추되 그렇지 않은 것은 준비 목록에서 제외했다"면서 "추석장은 발품을 들이더라도 두어번 나눠 장에 나가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나물과 야채는 평소대로 집근처 재래시장 단골집에서, 건어물.진어물 등 생선류는 서문시장에서 구입할 생각이라고 했다.
인파가 붐비는 단대목 장보기는 질색이라는 권금순(53.대구시 북구 칠성동)씨는 벌써 제수용품 구입을 절반 이상 마쳤다. 추석 2, 3일전 단대목때는 떡과 과일정도만 고르면 된다. 권씨가 말하는 노하우는 미리미리 장보기이다.
조기 등 눈여겨 둔 어물은 집 근처 할인점에서 반짝세일때 구입해 뒀고, 산적에 쓰일 쇠고기는 이미 냉장고에 들어가 있다. 가격 변동이 적은 쇠고기류도 단대목때는 값이 올라가는 것을 경험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예전처럼 단대목때 한꺼번에 구입하기 보다는 자주 이용하는 할인점이나 백화점에서도 값싸게 고를 수 있는 품목이 많다"는 권씨는 이번 주말을 이용해 나머지 장보기를 마칠 것이라고 말한다.
기제사만 한달에 한번 꼴로 이어져 매달 한 두번 제사장을 봐야한다는 백정자(58.대구시 북구 대현동)씨는 명절 음식도 줄일 수 있으면 줄여야 한다는 게 지론이다. 자식들이 품안에 있을 때는 음식 나눠주는 재미로 넉넉하게 장만했지만, 음식 보따리를 싸주려 하면 손사래부터 치는 요즘은 꼭 필요한 만큼만 장만하고 있다.
추석상에 올릴 나물반찬용 고사리나 도라지 등은 동네 시장을 이용하더라도 과일과 어물은 반드시 청과시장과 수산시장을 찾는 게 싱싱한데다 값도 비교적 싸게 살 수 있다고 말한다. 시중에 흔한 중국산 나물은 빛깔도 좋지 않고 잘 물러지지도 않으므로 값이 약간 비싸도 제수용만큼은 국산을 사는 것이 낫다고 일러 준다.
서문시장 어물전의 조기환(조서방집)씨는 어획량이 줄어 물량이 달리는 조기, 돔배기 등 어물은 예년보다 각각 20, 30%정도 오른 값에 시세가 형성돼 있고, 문어는 거의 품귀 상태라며 단대목보다는 미리 시장에 나와 싱싱한 어물을 구입하는 것이 경제적이라고 말한다. 또 외형상 진위구별이 힘든 조기류는 단골집이나 믿을만한 곳에서 구입하라고 귀띔한다.
노진규기자 jgroh@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
'탄핵안 줄기각'에 민주 "예상 못했다…인용 가능성 높게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