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농사용 비닐 썩는 재료로 만들자

지난 8일 가족들과 함께 벌초를 하러 갔다. 이른 새벽이라 벌초 차량도 보이지 않아 한적한 시골길을 기분 좋게 달릴 수 있었다. 영천 우회 도로를 지나 화남면에 접어드니 도로 옆에서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있었다.

큰 드럼통을 잘라 아궁이 모양으로 만든 것으로 보아 많은 양의 폐비닐을 태운 것 같았다. 그 옆에는 폐비닐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 폐비닐 처리가 곤란하여 태우는 주민들을 탓할 입장은 아니지만 매캐한 냄새를 맡는 순간 열었던 창문을 급히 닫았다.

하지만 구역질이 나고 역겨움 때문에 운전을 할 수 없을 정도였다. 바람이 잘 불지 않는새벽이라 그런지 상당한 시간까지 고통은 계속되었다.

겨우 선산이 있는 곳에 도착해 벌초를 하려고 힘들게 산소에 올라가보니 농약병이 산소 옆에 뒹굴고 있었다.

농사용 폐비닐은 태우거나 땅에 묻어 버리지 않으면 그대로 방치된다. 논밭은 물론이고 홍수에 의해 떠내려가 하천까지 오염시킨다. 폐비닐과 함께 농약병도 우리 국토를 오염시키는 주범이다.

농약병은 농약을 만드는 회사에서 수거하여 재활용하도록 하고 농사용 비닐도 쓰레기 종량제 봉투와 같은 썩는 비닐로 만든다면 우리의 금수강산을 후손에게 깨끗이 물려 줄 수 있지 않을까.

신용삼(대구시 신매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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