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여의도 통신-정몽준과 영남후보

정몽준 의원이 12일 대선캠프로 사용할 사무실을 열었다. 여의도 정가에서 계속 이어져온 "정몽준은 과연 대선에 나설 것인가"라는 질문에 "한다"로 답한 것이다. 내주초 대선출마를 공식 선언할 예정인 정 의원의 합류로 대선 후보는 4명으로 늘어났다.

이중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를 제외하면 모두 영남지역에서 출마한 경험이 있거나 지역구를 가진, 이른바 '영남 후보'다.정 의원의 대선출마를 놓고 영남지역 한나라당과 비한나라당 정치권의 반응은 상반된다.

◈한나라-비한나라 반응 상반

한나라당 지역 의원들은 대선후보로서의 정 의원의 자질을 인정하지 않는다. "정 의원이 막판 중도하차 할 것"이라고 믿는 의원도 있다. 일부 의원은 "본격 검증이 실시되면 정 의원에 대한 각종 여론조사 결과는 거품으로 결말이 날 것"이라고도 한다.

비한나라당 TK 인사중 공개적으로 정 의원에 대한 지원의사를 밝힌 이는 아직 없다. 그러나 정 의원의 출마와 관련 거명되는 지역 일부 인사는 '한나라당 이 후보의 대적카드'로 정 의원을 지목하기도 한다.

민국당 김윤환 대표는 "대선 문제를 놓고 만난 적이 없다"고 부인하고 있으나 정가에서는 "정 의원의 대선 행보에 적잖은 코치를 했을 것"으로 본다. 김 대표의 측근이 정 의원을 돕고 있다는 소문도 나온다. 김 대표도 "한나라당 이 후보를 반대하는 세력들을 통합, 유권자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조건을 갖춘 카드"로 인정한다.

김중권 전 민주당 대표의 움직임도 관심거리다. 민주당 노무현 후보의 대선경쟁력이 강하지 않다고 믿는 김 전 대표가 정 의원과 협력할 지는 아직 미지수지만 김 전 대표는 일단 정 의원에게 호감을 보인다. 김 전 대표는 사석에서 "이 후보가 누구보다 더 강한 상대를 만날 것"이라고 정 의원의 경쟁력을 평가했다.

◈反DJ정서 파고들기 관건

박철언 전 의원은 "한달여전 정 의원으로부터 협조를 부탁받은 적은 있으나 '유권자들이 당분간 쉬라고 한 이상 아직은 정치일선에 나설 때가 아니다'며 사양했다"고 밝혔다. 박 전 의원은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죽기살기식 정쟁이 이어진다면 어느 당에도 속하지 않은 채 정치를 해 온 정 의원이 유리해 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기존 정당의 네거티브 전략을 헤쳐가기 위해선 국가경영 전반에대한 명확한 입장을 정리해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정씨 종친회연합회총재를 맡고 있는 정호용 전 의원도 "정치에 나설 의사가 없다"면서도 정 의원에 대한 인간적 호감은 감추지 않았다.

정 의원을 비롯 영남을 정치적 기반으로 하는 노무현, 권영길 후보에게 반 DJ정서로 중무장한 영남 유권자의 지지확보는 쉬운 일이 아니다. 한나라당은 "김대중 정권을 바꿔야 한다고 희망하는 영남 유권자들의 한나라당과 이 후보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가 이어질 것"으로 믿는다. 이 후보를 제외한 후보들이 영남의 유권자를 어떻게 감동시킬지가 이번 대선의 최대 변수다.

서영관.정치2부장 seo123@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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