댐건설 근본대책 아니다
지난 13일자 독자마당에 실린 김동섭씨의 '낙동강 상류지역 댐건설 서둘러야'라는 제하의 투고를 보고 과연 댐건설이 모든자연재해의 근본 해결책인지 묻고 싶다. 우리나라는 이미 국제대형댐위원회에서 정한 대형 댐을 765개나 건설하였고 지금도 130여 개의 댐을 건설하고 있는 세계에서 일곱 번째로 많은 댐을 보유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년 가뭄과 홍수 피해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한편 해가 갈수록 지구온난화로 인해 게릴라성 집중호우와 같은 기상이변이 더욱 속출할텐데 댐건설이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있겠는가.결론적으로 댐 건설은 근본대책이 아니다.
낙동강을 생각해 보자. 원래 낙동강 유역은 홍수기에 물을 흡수하고 갈수기에 물을 공급하는 배후습지가 잘 발달한 곳이었다. 그러나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배후습지에 공단과 도로가 들어서고 강을 직선화하고 획일적으로 제방을 높게 쌓았다. 그래서 비가 오면 유속은 점점 빨라지고 그 강도는 높아져만 갔다. 결국 강한 물살은 부실한 제방을 부수고 홍수피해를 더욱 크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이 낙동강 유역에 그대로 재현되었다. 중상류지역의 집중호우는 직선제방을 따라 빠른 속도로 하류로 이동하여 부실한 제방을 여지없이 무너뜨렸다. 더구나 낙동강 하구언은 바다로 흘러나가야 할 강물을 가로막아 하류지역의 침수피해를 가중시켰다.
또한 임하댐은 준공이후 최대 방류량을 하류로 내려보내영양 입암면 일대 농지를 남김없이 쓸어 버렸고 감천과 직지천 합류지역에 집중적으로 건설된 50여 개의 교각은 하천 흐름을 방해하여 김천지역에 기록적인수해를 발생시켰다.
남강댐은 어떤가. 8월초 집중호우 때 남강 본류로 방류된 물이 함안군 법수면 일대 강둑을 무너뜨리는 피해가 발생하여 루사 때 방류를 하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상류지역이 강물 역류현상으로 침수되었다. 이에 남강 물을 사천만 방수로를 통해 급히 남해바다로 방류하자 사천만 일대 양식장어패류가 폐사하는 막대한 피해가 발생하였다.
이렇듯 합리적인 하천관리방안은 마련하지 않고 홍수가 발생하면 신규댐만 건설하면 된다는 케케묵은 주장은 개발시대의 환상에 지나지 않는다.댐은 하천을 죽이고 가뭄에 가뭄을 더하고 홍수에 홍수를 더하여 왔다. 따라서 우선 기존 댐에 대한 재평가를 시급히 실시하여 합리적인 댐 이용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건교부의 하천관리업무를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부처로 이관해야 한다. 특히 댐 건설을 하지 않고도 운영 가능한 규모로 거대 공기업 수자원공사를 구조조정하고 환경부 산하 기구화하여 수량과 수질을 통합 관리하도록 해야 한다.
문창식(대구환경연합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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