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국어교과서가 誤謬 투성이라니

7차 교육과정에 맞춰 발행돼 현재 중학생 1·2학년이 쓰고 있는 국정 국어교과서에 맞춤법이 틀리거나 문장에 맞지 않는 낱말, 오·탈자 등 오류가 1천여건에 이른다니 기가 막힌다. 올바른 국어 교육의 기초가 돼야 할 국어교과서가 오류 투성이로 얼룩져있다면 도대체 말이나 되며, 학생들에게 부끄러워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는가.

국회 교육위 이미경 의원이 한국어문교열기자협회와 공동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중 1·2학년의 국어교과서에 한글 맞춤법과 표준어 규정을 어긴 부분이 81건, 어법에 어긋나거나 문장 흐름이 어색한 부분 73건, 부적절한 낱말 40건, 논리·내용이 어색한 표현 34건, 문장 부호와 형식 오류가 28건이며, 띄어쓰기 잘못은 무려 526건이나 된다니 어처구니 없을 따름이다.

이 같은 오류는 편수 담당자 한 사람이 한두 달 만에 평균 32권을 검수하는 등 인력과 절차상의 문제가 부른 결과라니 교과서 제작 시스템에 대한 전반적이고 종합적인 재검토와 개편·보완작업이 '발등의 불'이 아닐 수 없다. 더구나 이번 분석 대상은 중학 과정 국어 교과서에 한정됐으므로 다른 교과서들도 다를 바 없을 것이라는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실제 외국어 교과서의 경우 독일어 담당자가 아랍어까지 감수했으며, 화학 담당자가 물리를, 가사·실업 담당자가 생물을 맡는 사례마저 있다니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다. 국어는 우리 민족의 얼을 담고 있으며, 문화 생활의 기본적인 덕목이므로 올바르게 갈고 닦아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한창 감수성이 예민한 학생들에게 그 기초를 다지고 가꾸게 하는 국어 교육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교과서가 부실한데 어찌 공교육이 바로 서기를 바라겠는가.

우리 교육 풍토에서 학생들에게 교과서는 절대적이다. 특히 교과서만은 편찬에서 출판에 이르기까지 엄격한 과정을 거치는 것도 그 중요성 때문이다. 공교육의 근간인 교과서를 제대로 만들기 위한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모색은 물론 전문인력 확보와 편찬 예산 확충 등이 따라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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