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내분사태가 갈수록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후보 측의 선대위구성 강행방침에 대해 반노(反盧)·비노(非盧)성향 의원들은 '후보 단일화'를 주장하면서 노 후보 측 선대위의 불참 입장을 밝히고 나서는 등 양측간의 갈등이 첨예해지고 있다.
추석 연휴를 전후한 시점에 강행하려던 김원길 의원 등의 탈당 움직임은 일단 국감이 끝나는 10월 초순 이후로 연기됐지만 16일 신당추진위원회가 해산을 결의함에 따라 당내 갈등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신당추진위원회는 16일 오전 전체회의를 열어 신당추진위원들의 총사퇴와 추진위 해산을 결의했다.
김영배 위원장은 회의가 끝난 뒤 성명서를 통해 "통합신당은 좌절되고 말았다"고 선언하고 그 이유는 "첫째 민주당의 대통령후보를 비롯한 모든 기득권을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민주당 내부에서도 신당 추진에 저해가 되는 언동이 많았고 모든 정파와 정치인들이 마음을 비우지 못한 것도 신당 추진을 어렵게 했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지금이라도 민주당이 모든 기득권을 포기하면 통합신당으로 정권창출이 반드시 성공할 것이지만 그럴만한 정황은 보이지 않는다"고 부정적인 전망을 제시했다. 그는 노 후보측의 선대위 강행 움직임에 대해서도 "당이 사분오열된 이런 상황에서 선대위 발족은 의미없다"고 지적했다.
신당추진위의 해산결의는 당초 한 대표가 분당사태를 막기 위해서는 신당추진위를 해산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뜻을 밝히고 나섰음에도 김 위원장과 부위원장을 맡고있는 김원길 의원 등이 해체를 결의함에 따라 당내 갈등의 기폭제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한 방송에 출연, "추석 뒤 통합신당을 창당할 수 있는 분위기가 무르익으면 우선 20명 정도 민주당을 탈당할 것"이라고 밝혔다.이처럼 중도파들은 당밖에서 후보단일화를 추진하기 위한 단계적 탈당을 준비하고 있다.
김 의원과 박상규 김명섭 의원, 김영배 신당추진위원장 등은 노 후보가 기득권을 포기하지 않고 있는 이상 탈당을 통한 후보단일화작업이 불가피하다는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날 신당추진위가 예상과 달리 해산을 결의하자 노 후보측은 긴급 참모회의를 소집,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그래서 당초 18일 기자회견을 갖고 선대위 출범을 선언하고 선대위원장 등 선대위인선을 발표한 예정이던 노 후보측도 다소 신축적인 대응을 하겠다는 입장으로 돌아섰다는 관측이다.
선대위 출범을 선언하겠지만 당장 선대위원장 등은 밝히지않고 추석연휴 이후로 미룬다는 것이다. 노 후보측은 당헌상 명기된 선대위 구성 시한(27일)때까지 선대위 구성을 미룰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중도성향 의원들까지 노 후보측의 선대위 구성에 반발, 선대위에 참여하지않겠다는 기류가 형성되고 있어 노 후보측은 집중적인 설득작업에 나서고 있다. 이와 함께 노 후보 진영에서는 "일부 세력의 이탈은 어쩔 수 없다"는 '마이웨이'분위기도 감지되고 있어 주목되고 있다.
노 후보와 만나 선대위와 당의 이원화를 관철시킨 한 대표가 주간동아와의 인터뷰를 통해 "분당을 막기위해 최선을 다하겠지만 탈당이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다"며 노 후보와 틈을 보이고 있는 것도 노 후보의 입지를 어렵게 하고 있다.
서명수기자 diderot@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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