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루사'로 집을 잃은 이재민들에게 임시 거처할 컨테이너집이 공급되면서 급한대로 비바람을 피할 수 있게 됐다.
추석 전에 컨테이너집을 마련한 이재민들은 그나마 다행이다.도내에서 전.반파된 주택이 766동에 이르지만 공급되는 컨테이너집은 179동에 불과하다. 이재민들은 어느 해보다 서글픈 한가위를 맞을 전망이다.
15일 영천 대창면 강회리에 사는 이재민 서영숙(여.56)씨 가족은 보름만에 남의 집살이를 면하고 컨테이너로 만든 임시주택에 입주했다.
살던 집이 떠내려가던 날, 억수같은 비가 쏟아지더니 강철로 지어진 새 집을 받는 날도 비가 내렸다.
5.5평짜리 컨테이너집은 창문도 달렸고, 난방장치와 싱크대도 있어 그럭저럭 집 모양을 갖췄다. 전기도 들어오고 수도관까지 연결돼 난방.취사 등 기본생활은 가능한 상태다.
서씨 가족은 시어머니(86)와 아들(29) 등 3명. 지난 태풍때 방 2칸과 거실이 있었던 집이 모두 부서져 그동안 이웃을 전전하던 서씨는 어설프나마 새 집이 생기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가족 생계를 위해 일하러 다니는 서씨는 이날 컨테이너집이 도착하자 급히 직장에서 돌아왔다. "추석때 딸과 사위가 찾아오면 어디에서 맞을까 걱정했어요. 임시 단칸방이지만 그래도 자식들 맞을 집이 생겨 다행이죠". 만감이 교차하는 듯 서씨는 눈물을 글썽였다.
영천에서는 서씨 집 외에도 전.반파된 주택이 46동에 이른다. 그러나 컨테이너를 신청한 9가구에 대해서만 17일까지 공급할 수 있을 뿐 추가 희망자에게는 예산 부족으로 1동 정도 추가 공급할 여유만 있다. 나머지 시.군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주택 519동이 전.반파된 김천에는 컨테이너집 148동이 공급된다. 그러나 도비 지원이 늦어진데다 제작도 여의치 않아 15일까지 공급된 집은 12동에 불과하다.
이때문에 이재민 31가구 주민 60여명이 마을회관이나 교회 등지에 분산수용돼 있고, 240가구 주민들은 친척 또는 이웃집에서 생활하고 있다.
김천시청 관계자는 "동시에 많은 물량의 컨테이너집을 주문하다보니 다소 늦어지고 있지만 추석 전까지는 설치가 끝난다"고 말했다.
강석옥.서종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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