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노 탈당 움직임에 긴급대응-이한동 전총리 출마선언

이한동 전 총리가 신당 창당의사를 밝힌데 이어 16일 대선출마를 공식화한 것은 민주당 비노(非盧) 탈당파와 정몽준(무소속) 의원의 대선출마후 신당 추진 움직임에 긴급 대응하는 성격이 짙다.이 전 총리는 당초 이달말까지 '유예'를 뒀었으나 민주당 신당추진위가 해산되고 '탈당불사'를 외치는 비노의 움직임이 빨라짐에 따라 '정몽준 신당'과의 결합 가능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실기'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정몽준 의원이나 노 후보와의 후보단일화 등 통합작업에 대비,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하루빨리 제3세력을 규합해 정치적 '실체'를 공인받아야 한다는 생각인 것이다.어떻든 이 전 총리의 출마선언에 따라 한나라당 이회창, 민주당 노무현 대통령 후보에 이어 이미 출사표를 던진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 17일 출마선언을 할 예정인 정몽준 의원과 함께 대선구도가 당분간은 다자구도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이 전 총리는 특히 경기.강원.충청 출신이 중심될 것으로 보이는 민주당 중도파 이탈세력과 자민련을 염두에 두고 지역주의 해소를 위해선 영.호남이 아닌 제3지역이 집권해야 한다는 '중부권 집권론' 카드를 꺼내들며 대선의 틈새시장을 노렸다.그는 이와 함께 고시 사법과에 합격, 판.검사를 거쳐 5, 6공과 문민정부에서 당3역과 대표, 국회부의장, 총리를 역임한 화려한 경력과 국정 경험을 내세워 범여권통합후보가 되면 이회창 후보에 대적할만 하다는 '인물론'도 내세웠다.이 전 총리는 앞으로 이같은 '제3지역 집권론'과 인물론을 갖고 민주당 이탈세력과 한나라당과 민주당을 제외한 제3의 정치세력을 끌어들이기 위한 노력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국민 지지도에서 정 의원이 압도적 우위에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 전 총리는 "그동안 저를 알리는 홍보노력이 너무 소홀했다"며 "현 대선정국이 마치 인기탤런트를 선발하는 행사처럼 진행되고 있으나 대통령을 한때의 기분이나 충격에 의한 호.불호에 의해 뽑는건 용납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전 총리가 최근 정 의원을 외면하고 있는 한국미래연합의 박근혜 의원과 우호적인 관계를 형성하고 있고 5, 6공 세력과의 접촉도 활발한 점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