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우리집 주치의-설소대 단축증

감각중추는 대뇌피질이다. 대뇌피질은 신체 각 부위의 감각을 나누어 맡고 있다. 혀를 맡은 피질의 크기는 어깨나 엉덩이를 맡은 피질의 크기보다 4배 정도 크다. 혀의 기능과 임무가 막중한 까닭이 아닐까.

태아 상태 초기에는 혀가 바닥과 붙어 있으나 차츰 분리되어 출생 전에 이미 혀는 따로 움직일 수 있다. 태어나자마자 혀를 사용하여 젖을 먹고, 음식물의 맛도 느끼고, 발음도 배워 말을 할 수 있게 된다.

발음은 2, 3세쯤부터 익히기 시작해 8, 9세가 되면 똑똑히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혀가 짧을 경우 ㄹ.ㅈ.ㅅ 등의 발음이 분명치 않다. '혀짜래기소리', '혀 짧은소리' 라고 하는 경우이며 이를 의학적으로는 설소대단축증이라고 진단한다. 정상적인 혀의 경우 혀를 아래턱 중간 보다 길게 뻗을 수 있다.

설소대단축증 환자들은 '소대'라고 하는 결체조직이 혀를 세게 당기므로 혀를 길게 내밀 수 없다.이런 환자들은 소대절제술을 통해 충분히 혀가 길어질 수 있고 소대의 길이연장을 위한 성형수술로도 해결이 된다.

수술은 말을 배우기 전에 받는 것이 좋으며 가능하면 취학 전에 해야 한다. 이미 발음 습관이 굳어진 뒤에 발견했더라도 수술은 받는 게 좋고 수술 후에는 발음교정을 받아야 한다.

수술은 레이저로 간단히 할 수 있으며 수술 당일 퇴원이 가능하다. 수술 후 통증은 찬 얼음물을 입안에 자주 물면 완화 된다.

설소대단축증 환자들은 소아과에서 진찰 중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요즘에는 이같은 질환을 상담하기 위해 연인들이 함께 오는 경우가 눈에 띌 정도.혀가 짧아서 왔다는 환자에게 "'라라라', '할아버지' 해보세요"라고 하니 발음은 다행히 괜찮았다.

"발음이 잘되는 아주 경미한 경우이니 걱정마세요. 수술 안해도 되겠는데요"라고 환자에게 이야기 하니 그 연인들은 "키스할 때 불편한데요"라며 수술을 부탁했다.설소대단축증은 발음 뿐만 아니라 남녀 관계에 생각지 못한 불편을 주고 있음을 새삼 깨닫게 된다.

이경호(이경호성형외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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