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비극 부른 주식대박 꿈

주식 투자로 대박을 좇던 한 40대 가장의 헛된 꿈이 자신을 포함 단란했던 일가족 4명을 죽음으로 몰아넣었다.

16일 오전 대구시 서구 내당동 ㄷ아파트에서 부인(33)과 딸(13), 아들(10) 등 일가족 3명을 살해하고 자신도 인근 아파트 10층에서 투신 자살한 배모(43)씨 가족의 비극은 주식투자 실패로 인한 은행, 카드빚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사건 직후 배씨 집 현장 조사에서 2천900만원까지 빌려 쓸 수 있는 마이너스 통장과 카드 및 은행 빚 3천여만원이 기록된 메모지, 1천300만원 상당의 증권사 입금전표를 발견했다.

경찰은 이 입금전표 거래내역이 현물이 아닌 선물 옵션이었다는데 주목하고 있다.대박 환상에 젖은 배씨가 많은 돈을 벌 수 있지만 그만큼 투자 위험이 큰 선물 옵션에 손을 대는 바람에 손해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었다는 것.

사고 소식을 듣고 찾아 온 배씨 친구에 따르면 배씨는 지난 91년 ㄱ섬유회사 퇴직 당시 퇴직금 4천여만원을 증권에 투자했다 전액을 날리자 농약을 마시고 자살을 시도한 적도 있었다는 것.

또 배씨와 친하게 지낸 이웃들에 따르면 결혼한 지 10년이 넘도록 단칸방에서 살아온 배씨는 트럭 양말 행상으로 번 돈을 증권에 투자, 대박을 터트려 아파트를 분양받을 꿈에 부풀어 있었다는 것.

이에 따라 경찰은 주식 투자에 미련이 남은 배씨가 최근 금융기관, 카드사로부터 마구잡이로 돈을 빌려 주식에 다시 손을 댔다 거액의 투자금을 날린 뒤 이를 해결할 길이 없자 '동반자살'이라는 극단적 방법을 선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상준기자 all4you@imaeil.com

이창환기자 lc156@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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