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의원이 새 정치라는 깃발을 내걸고 대통령선거에 출마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이미 각종 여론조사에서 1, 2위를 다투고 있던터라 예견된 상황이었다. 따라서 우리는 이미 정당의 후보로 확정된 이회창, 노무현 두 후보와 마찬가지로 기대를 갖는 한편 국민의 올바른 선택을 위해 철저히 검증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선 그의 정체성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밝혀져야 한다. 그는 대선출마 선언식에서 "불합리하고 비효율 비리를 걷어내고 모든 것이 상식으로 돌아가는 새 정치로 거듭나야 한다"고 했지만 구체성은 없다. 가령 상식의 정치, 지역감정에 의존하지 않는 정치, 미래지향의 정치, 국민의견 수렴정치라는 정치적 수사(修辭)만으로는 모자라기 때문이다. 하다 못해 진보적인지 보수적인지 조차 명확하지 않다.
두 번째로는 현대와의 관계가 정리되어야 한다. 현대중공업 고문직도 사임하고, 그가 갖고 있는 현대중공업 주식을 금융기관에 신탁하겠다는 약속만으로는 부족하다. 국민 정서상으로도 이 정도로는 현대와 결별했다고 보지 않을 것이며 또 그가 약속한 새 정치를 위해서도 완전히 결별해야 한다고 본다. 우리나라는 정경유착의 피해가 어느 나라보다 큰 만큼 이에 대한 국민의 반응 또한 어느 나라보다 예민하기 때문이다.
세 번째로는 그가 추진하고 있는 신당은 새 정치에 맞는 신당이어야 한다. 권력만을 노린 이합집산식 신당이라면 새 정치는 기대할 수 없을 것 아닌가. 인물 구성도 당의 정강정책도 개혁성이나 참신성이 있어야 할 것이다. 이 점에서 국민통합적이라는 명분과 개혁성의 명분을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지도 그가 가져야만 하는 숙제이자 고민거리일 것이다.
그에 대한 기대는 여론조사에서 보듯 기성 정치인과는 다른 이미지를 갖고 있다는 점이다. 우선은 무소속이고 또 축구협회외는 행정경험 또한 없다는 것이 때묻지 않았다는 이미지를 심어주고 있다. 이는 거꾸로 경험부족이라는 약점일 수도 있지만 일단은 개혁을 기대할 수 있는 요인인 것만은 사실이다.
그외 시중에 나돌고 있는 생모관계는 정치적 쟁점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본다. 지금이 어느 시대인가. 비전이나 리더십, 도덕성 등 지도자로서 품격을 갖추었느냐 아니냐가 중요하지 출신성분이 중요한 시대가 아니기 때문이다. 어떻든 그는 대통령후보로서 검증 받아야 하고 또 스스로 자신의 정체성을 국민 앞에 펼쳐 보여야 할 의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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