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 최대의 명절 추석. 온 국민이 고향으로 달려가지만 대구기관차승무사무소 신창구(38.동구 신천동) 기관사는 달리는 열차에서 고향 부모님을 그리워할 수 밖에 없다.
그는 귀성객들이 안전하게 고향에 도착하도록 밤낮 없이 열차의 제어대를 잡는다.올 추석도 어김 없이 서울-포항간 새마을호 열차에 몸을 싣게 됐다.
"처음에는 추석날 성묘가는 사람들이 무척 부러웠지만 지금은 무덤덤합니다".경북 고령이 고향인 그는 12년전 군 제대후 열차를 운전하는 기관사의 모습에 매료돼 기관사를 직업으로 택했다.
12년의 세월이 지났지만 지금껏 명절을 가족과 함께 보낸 기억이 거의 없다. 결혼 후 처음에는 명절을 함께 보내지 않는다며 부모님과 아내의 핀잔을 듣기 일쑤였지만 지금은 오히려 위로를 받는다는 것.
신씨의 눈에 비친 귀성길도 많이 변했다. 신참일 땐 자리가 모자라 귀성객들이 기관차 난간을 붙잡고 타기도 했지만 요즘은 열차가 조금만 흔들려도 승차감이 떨어진다며 항의하기 일쑤.
또 열차안에서 낯선 귀성객들끼리 고향얘기, 어렸을 적 얘기 등을 나누며 시끌벅적했지만 요즘은 서로간 말 한마디 않는 귀성객이 많다는 것.
하지만 정성껏 준비한 선물꾸러미를 든 채 들뜬 표정의 귀성객을 보면 기관사 직업을 선택한 보람을 한껏 느낀다.
"추석연휴를 못 쉬어도 제가 고생한 만큼 귀성객이 무사히 고향에 갈 수 있다고 생각하면 피로가 싹 가십니다".
이창환기자 lc156@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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