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회창 독주에 정몽준 태클

올 연말 대구.경북 지역의 대선구도는 '정몽준호'의 출범으로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4월 절정기에 있던 '노풍'의 퇴조 이후 이 지역에서는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의 독주가 예상됐으나 대선 출마 선언 후 상승세를 타고 있는 정몽준 후보의 파괴력이 변수가 될 전망이다.

한나라당은 안정적 상승세를, 민주당은 더딘 회복세를 나타냈다. 한나라당은 지난해 이후 최고인 53.8%를 기록했으며'노풍'의 거품이 빠진 이후 바닥을 치던 민주당의 지지도는 조금씩 상승, 8.2%로 나타났다. 그러나 여전히 무당층의 비율이31.9%로 높게 나타났다. 민노당과 미래연합의 지지도는 각각 3.5%와 1.7%.

이회창 후보의 '빌라 파문'이 발생한 지난 3월 지지도가 45.3%로 떨어졌던 한나라당은 '병풍' 공세에도 전반적인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노풍이 최고점이던 지난 4월 13.2%였던 민주당의 지지도는 지난 7월 4.8%까지 급격히떨어진 이후 서서히 회복세로 돌아선 점이 주목을 끈다.

정몽준 신당이 출범할 경우 예상 지지도는 21.1%로, 한나라당 아성을 위협하는 존재로 부상할 가능성을 엿보였다.이 경우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지지도는 상대적으로 떨어져 각각 45.4%와 6.3%로 나타났으며 무당층의 비율은 22.9%로 줄어 들었다.'정몽준 신당' 창당은 20대(27.1%)와 30대(24.3%), 여성(21.6%)층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를 받을 것으로 조사됐지만 50대 이상(10.8%)에서는 여전히 한나라당이 강세다.

정치성향에 있어서는 보수(32.1%)와 진보(31.1%)가 엇비슷한 수치를 보였으며 중도성향 응답자는 27.4%였다. 시기별로 유권자의정치성향을 살펴보면 진보성향은 지난해 6월 14%에 머물렀으나 지난 4월 노풍의 영향으로 31.1%(보수 29.7%)까지 오른 이후 비슷한 추세를 유지하고 있다.

올 연말 대선 후보를 5명으로 가정할 때 지지율은 이회창 후보가 48.5%로 부동의 1위 자리를 고수했으나 정몽준 후보도27.5%의 지지를 받아 이 후보의 가장 큰 경쟁자로 부상하고 있음을 입증했다.

노무현 후보는 12.0%로 노풍이 절정을 이루던 지난 4월 35.9%의 3분의 1 수준에 머물렀으며 권영길.이한동 후보는 각각 1.9%와 0.9%였다. 지지도를 지난 7월과 비교해 볼 때 이회창.노무현 후보는각각 6.1%와 2.3%가 감소한 반면 정 후보는 8%가 증가했다.

연령별로는 정 후보는 20대(35.5%)와 30대(36.7%)에서 이회창 후보(33.5%, 36.3%)를 근소하게 앞섰으나 40대와 50대 이상에서는 이회창 후보가 55.2%와 66.9%로 정 후보(25.3%, 14.3%)를 크게 따돌렸다.

각 후보별 지지 이유는 이회창 후보는 국정운영경험(22.8%)과 소속 정당(21.0%)에서, 정 후보는 '깨끗하고 참신하다'(57.2%)는 이유에서 후한 점수를 얻었다. 통합 신당 후보로 정 후보가 나설 경우 이회창 후보는 51.3%, 정 후보는 32.5%의 지지를 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노 후보가 나설 때는 이 후보 57.9%, 노 후보 20.2%로 나타나 현 상황에서는 정 후보의 경쟁력이 노 후보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회창 후보 아들의 병역비리 의혹에 대해서 유권자 10명 가운데 5명 이상(55.2%)이 비리가 있었다고 믿고 있으며, 단순한 정치공세는 36.0%였다. 20대와 30대의 60% 이상이 비리가 있었을 것이라고 믿는 반면 50대 이상 층의 절반은 병풍을 정치공세로 간주했다.

김대중 대통령 사저 신축을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서는 신축 중단 및 자금 출처를 조사해야 한다는 의견이 57.5%로 나온 반면 대선을 앞둔 정치공세라는 의견은26.8%에 불과했다. 이회창 후보 부친인 이홍규 옹의 친일 의혹을 둘러싼 공방에 대해서는 50.1%가 신북풍 정치공작으로 규정한 반면 23.7%는 일제시대 행적에 대한 규명이 있어야 한다는 의견을 보였다.

이동관기자 llddkk@imaeil.com

이재협기자 ljh2000@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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