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노풍으로 정풍 막기?-한나라 대선전략 차별화

노풍(盧風)으로 정풍(鄭風)을 막는다?

한나라당이 대선출마를 선언한 무소속 정몽준 의원 견제에 본격 나서면서 상대적으로 민주당 노무현 후보에 대한 공격은 자제하고 있다. 지난 17일 정 의원이 출마를 선언한 직후부터 주요 당직자들과 대변인단은 최대 표적이었던 노 후보 대신그를 공격하는 데 주력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노 후보에 대해선 지지도를 일정 수준 유지시킴으로써 정 후보와 맞서도록 하는 게 이회창 후보의 대선 전략 상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두 후보간의 경쟁을 가열시켜 이들의 후보 단일화를 사전 봉쇄하겠다는 계산도 깔려 있다.

한나라당은 19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선거전략회의를 갖고 정 의원을 "DJ 본당"으로 규정한 뒤 그의 대선출마를 "현 정권과의 야합"이란 식으로 맹비난했다. 한나라당은 특히 "10년전 고 정주영 회장이 부와 권력을 동시에 잡으려고 대선에 출마한 게 오늘날 현대그룹 부실의 가장 큰 원인이 됐다"고 공격했다.

이와 함께 정 의원을 공격하기 위한 자료들을 축적한 이른바 '정몽준 파일'도 상당수준 취합해 놓고 있으며 조만간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전날엔 대변인실 논평과 주요 당직자의 공격이 잇따랐다. 이와 비교될 정도로 노 후보와 관련해선 일절언급이 없었다.

김영일 선대위 총괄본부장은 "많은 국민들은 정 의원이 대권도전에 무임승차한 것에 대해 현 부패정권 연장기도와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고 본다"며 "민주당은 이제 DJ 잔당에 불과하다"고 했다.

그는 또한 "구시대 정치꾼들과 정치판을 오가는 철새들이나 오합지졸들을 끌어 모아 현 정권과 야합해 역사를 거꾸로 돌리려 한다면 반역사적 행위"라고 통합신당 창당 움직임을 비난했다. 그는 이어 "현 정권과 현대간의 유착 의혹에 대해서도 명확한 해명이 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봉대기자 jinyo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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