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벼농사 흉작 농촌 타격

벼 재배면적이 줄고 8월 집중호우, 9월의 태풍 피해까지 겹침에 따라 농가의 최대 소득원인 벼의 생산량이 올해는 지난 95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질 전망이다.

게다가 수재 복구 부담으로 농가의 부채가 더 늘수 밖에 없는 형편 속에서 10년간인 쌀시장 개방 유예의 만료가 2년 앞으로 다가오고 호주산 생우의 재수입까지 임박해 가을 농심이 크게 술렁이고 있다.

최근 농림부는 올해 벼 작황이 나빠 쌀 수확량이 평년(3천700만섬)보다 5~7%(200만섬)감소해 지난 95년(3천200만섬)이후 가장 적은 생산량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다. 벼면적도 지난해 108만ha에서 올해 105만ha로 줄었다.

경북지역도 전국 평균보다 크게 높은 10% 정도의 수확량 감소가 전망되고 특히 집중수해를 입은 경북 일부 지역에서는 20%까지 감소가 예상되는 가운데 벼 품질 하락 문제도 커 가을 수매를 걱정하는 농민들이 적잖은 상황이다.

경북도 농업 관계자는 "올해는 수확기를 앞두고 일조량이 적고 저온현상도 나타나는 등 벼 재배 환경이 예년보다 유난히 나빠 다른 지역보다 많은 10% 정도의 감소가 예상되고 있다"고 조심스럽게 분석했다.

지난 15일부터 올해 예상되는 벼 생산량 조사에 들어간 농산물품질관리원 경북지원 관계자도 "올해는 10a(300평)당 쌀 생산량이 513kg을 기록한 지난해는 물론 488kg이었던 평년보다 더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경북농업기술원의 한 관계자는 "벼가 익는 등숙률이 좋지않아 품질이 떨어지며 무게도 줄어드는 바람에 수확량이 감소하고 수매등급도 하락, 농민들의 소득에 상당한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런 형편속에서 이번 수해에 대한 복구 부담 때문에 지난해 처음 2천만원을 넘은 농가부채는 더욱 커질 전망이어서 농민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이와 함께 국제 농업환경도 좋지않아 정부는 2004년까지 쌀시장 개방여부를 확정해야 되고 한.칠레 자유무역협정 추진, 오는 27일의 800여 마리의 호주산 생우수입 예정 등도 있어 가을 농심이 더욱 무거워지고 있다.

경북 농업경영인 연합회 관계자는 "갈수록 영농의욕이 떨어지고 농촌을 떠나고 싶은 농민들의 심정을 정부가 헤아려 농업정책을 세워야 할 것"이라 주문했다.

정인열기자 oxen@imaeil.com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