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들 대구를 문화예술의 도시, 또는 음악의 도시라 일컫는다. 분명 지방도시로서는 음악행사도 많고 그 수준도 상대적으로 높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의 논문기사를 보면 수도권과 지방의 공연예술 행사 수는 5배 이상의 격차가 나며, 관련 시설 인프라와 문예진흥기금 조성액의 차이도 매우 큼을 알 수 있다.
또한 지방 중에서 대구시의 문화 관련 예산이 다른 광역시에 비해 크게 부족하고 행정인력의 전문성도 떨어진다고 한다음악 연주를 중심으로 살펴보면 교수연봉제와 연구업적 심사의 강화로 교수들에 의한 연주회가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신인급 연주자들의 전문 연주활동 증대도 괄목할 만하다.
이에 따른 현상으로 자발적 유료청중보다는 남발한 무료초대(권)에 의한 청중마저 연주 직전이나 중간 휴식, 리셉션에 잠깐 얼굴 도장만 찍는 풍토가 사라지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양적 팽창기를 맞은 지역 음악계에서는 오히려 이를 계기로 삼아 국내외 정상급 연주 수준의 중심지로 자리잡을 좋은 기회를 맞은 셈이다.
그렇다면 일반 음악애호가들이 클래식 음악 연주회에 보다 쉽게 친근히 사랑으로 다가갈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일까? 독일 바이로이트의 바그너축제, 보덴 호수에 무대를 띄워 놓고 공연하는 오지리 브레겐츠의 페스티벌, 슈바르츠베르크의 슈베르트음악축제 등의 특색있는 음악축제가 대구에는 왜 없는 것일까? 이러한 거창한 음악제가 아니더라도 기존의 야외음악회, 산사(山寺)음악회, 산상(山上)음악회에 시민들의 더 큰 호응을 불러일으킬 수는 없을까?
비록 전문연주자가 아니더라도 지역내 음악대학 연합 오케스트라가 멘델스존의 '한여름 밤의 꿈' 등 친숙한 음악을 각 대학 노천강당에서 연주하여 시민과 함께하는 여름밤 음악축제를 열면 좋겠다.
두류공원내 야외음악당이나 시내 소공원에 야간 조명을 밝히고 어린이 청소년 합창단과 예술고등학교의 연주자들이 함께하여 요제프 하스의 '새(들)의 결혼식'을 연주할 때 맑고 드높은 가을하늘 아래 새들이 짝을 지어 날아다니며 지저귀는 소리를 함께 들을 수 있다면 '음악의 도시' 대구시민은 좀 더 행복해지리라. 여기에 우리들 고유의 정서를 반영하는 창작음악도 함께 한다면 더 할 나위 없으리라.
계명대 교수·오르가니스트 권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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