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4년째 유적지 답사 무료안내 곽정섭씨

"외국문화의 홍수 속에 자라난 청소년들에게 자랑스런 우리 전통문화와 선조들의 발자취를 알려주기 위해 문화유적지 안내 봉사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구청 공무원이 사학자 못지 않은 해박한 지식으로 초교생들에게 우리 역사 알리기에 나서 화제다.

대구 서구청이 지역 초교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는 문화유적지 및 자연생태계 탐방 사업에서 지난 99년부터 4년째 유적지 안내 공무원으로 봉사를 하고 있는 곽정섭(50·행정 7급)씨가 그 주인공.

현풍 곽씨 32세손으로 망우당 곽재우 장군이 14대조 할아버지인 그는 어려서부터 우리 사학에 대한 관심과 열정이 남달랐다.

독학으로 조선시대 성리학을 연구, 포은 정몽주에서 시작해 야은 길재, 강호 김숙자, 점필재 김종직, 한훤당 김굉필, 일두 정여창, 탁영 김일손, 정암 조광조로 이어져 구한말 면우 곽종석에 이르는 영남학파 계보를 줄줄 욀 정도.

곽씨는 10년전부터 50여회에 걸쳐 전국의 서원, 문중, 종택, 사당을 방문하는 등 각 지역 사학을 두루 연구, 지역 유림에서도 이름이 높아 박약회(퇴계학 연구 모임), 도동서원 등에서 그의 회원 가입을 적극 권유할 정도다.

지난 7월엔 곽씨의 이야기를 전해 들은 서울의 한 문화유적 전문 답사단체 초청으로 곽재우 장군의 위패가 있는 경남 의령 충익사에서 곽 장군의 일대기를 2시간 넘게 설명, 답사온 관람객들로부터 기립박수를 받기도 했다.

곽씨는 맏딸 현주(19)양이 지난해 경북대 사학과에 입학하면서 우리 역사 연구에 더욱 열을 올리고 있다. 요즘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당시의 의병사에 푹 빠져 있는 그는 딸과의 토론으로 밤을 지새우기 일쑤.

곽씨는 "알면 알수록 더 어려운 게 우리 역사"라며 "정년 퇴임때까지 조상들의 업적을 좀 더 재미있고 유익하게 우리의 아이들에게 전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상준기자 all4you@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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