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미술인들 등돌린 '대구-밀라노 교류전'

"또 해야하나…".

24일부터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리는 '제4회 대구-밀라노 미술전'을 앞두고 미술인들의 푸념이 끊이지 않는다. 이탈리아 작가 20명과 지역 작가 77명이 참가하고 매년 열리는 거창한 교류 전시회인듯 하지만, 실질적인 내용과 의미를 담보하지 않은 형식적인 행사라는 지적이 무성하다.

우선 대구-밀라노 교류전은 순수한 예술교류 행사가 아니라 관변행사 성격이 짙다. 밀라노 프로젝트에 맞춰 밀라노와 예술교류까지 해야한다는 대구시의 명분에 떠밀려 4년전 대구미술협회가 억지로(?) 떠맡은 전시회다.

한 미술관계자는 "이탈리아에는 미술협회 등 공식 통로가 없는데다 그곳 작가들도 우리와 교류할 마음이 전혀 없다"면서 "지금까지 몇몇 개인의 도움으로 그 주변의 이탈리아 작가들을 급하게 끌어모아 교류전을 열어왔던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때문에 작가의 지명도나 작품성은 전혀 고려되지 않아 관람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렇지만 올해의 경우대구미협이 별도의 커미셔너를 정해 이탈리아 전역에서 작가를 선정, 작품 수준이 고른 편이었다.

한 화가는 "대구시가 미술계 지원에는 인색하면서도 매년 3천만원의 적지않은 예산을 들여가며 형식적인 전시회를 하는 것은 전형적인 전시행정"이라고 말했다. 대구시가 밀라노에 대해 일방적인 구애작전을 벌이는 와중에 빚어진 자그마한 해프닝이라 할 수 있을까.

박병선기자 l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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