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가 제2의 배우 현기현장-오순택씨 계명대 초빙교수

"단순 연기기술을 가르치기 보다는 종합예술창작가를 길러내야죠".2003년 신설될 계명대 공연예술대학 연극영화과 초빙교수로 부임한 오순택씨. "배우 나이는 묻는게 아니다"며 정확한 나이 밝히기를 꺼렸다.1957년 대학 졸업(연세대 정치외교학과)으로 대충 나이를 유추할 수 있지만, 홍안의 얼굴과 정력적인 눈빛은 잠시 그의 나이를 잊게 했다.

"배우가 되든, 학생들을 가르치든 언젠가 한국에 돌아가겠다는 생각에 미국식 예명도 갖지 않았어요. 덕분에 미국인들은 나를 '순택-오'라고 불러요". 전남 목포태생인 오 교수는 지난 59년 영화를 배우기 위해 무작정 미국으로 건너갔다.

이후 동양인에 대한 편견이 심한 할리우드에서 38년간 활동하는 동안 그는 미국에서 더 유명한 배우가 됐다. 영화 '007 황금총을 가진 사나이'에서 홍콩주재 영국정보원을 맡았고, 최근에는 영화 '뮬란'의 아버지 목소리를 연기해 찬사를 받기도했다.

또 '에덴의 동쪽'에서의 호연으로 에미상 최우수조연상 후보로 선정됐으며, '5-0수사대' '맥가이버' '마르코폴로' 등 미국 TV시리즈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했다.1967년 UCLA 대학원(연기, 극작)을 졸업했으며, 1979~83년 로스앤젤레스에서 한미극협 대표 및 예술감독을 역임했다. 현재는 극단 예술감독과 한미예술인협회 이사장을 맡고 있다.

그는 4년제 연극영화과의 필요성과 관련, "연극영화과는 예술가를 길러낼 수 있어야 한다. 예술적 성품을 기른뒤 기술을 가르치는 데는 4년도 모자란다"고 말했다. 오씨는 기존 국내 연기자 양성시스템에 대한 지적도 잊지 않았다.

"우리나라 연기자 양성시스템은 30년전이나 꼭 같아요. 연기교육 대부분이 연극을 전제로 하고 있지만, 영화연기, TV, 퍼포먼스, 라이브연기, 애니메이션 연기 등 다양한 '연기현장'으로 넓혀져야해요". '현장에 맞지 않는실기교육'이 잘못이라는 말이다.

국내에서는 지난 1973년 서울예술전문대학, 서강대학교 교수로 활동한 오씨는 "어떤 사람이든 유명해진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지 않겠는가"며연극영화과 교수활동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최병고기자 c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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