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이라크 공격 반대와 부시 미국 대통령을 히틀러에 비유한 발언으로 미-독 관계가 악화되면서 주독 미군을 재배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등 양국 관계가 심각한 양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가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위한 첫 시도로 지난 23일(현지시간) 영국을 방문, 블레어 총리와 회담을 가져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슈뢰더 총리 영국방문=이번 슈뢰더 총리의 런던 방문은 유럽내의 세력균형이 재편되고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독일과 프랑스 양국 지도자들이 선거에서 승리한 후 첫 외국방문지를 상대방 국가로 선택해 오던 관례를 깬 이날 슈뢰더 총리의 영국 방문은 독일과 프랑스간의 전통적인 유대관계가 약화되고 대신 독일과 영국간의 관계가 강화되고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영국내 관측통들은 분석하고 있다.
블레어 총리는 자신이 유럽연합(EU) 지도자들보다 미국과의 연대에 더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인상을 지우기 위해 독일과의 긴밀한 관계가 필요하며 유로화 가입을 위해서도 가장 최선의 조건으로 가입하는데는 독일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관측통들은 말했다.
블레어 총리는 이같은 맥락에서 상당한 정치적 위험을 감수하면서 독일 총선 며칠전 타게스슈피겔 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슈뢰더 총리는 이라크 전쟁을 반대할 권리가 있다"는 점을 옹호했었다.
◇미, 미군 재배치 주장=최근 미-독간 관계악화로 미국 정계에서는 주독 미군을 재배치해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고 있다.
제시 헬름즈(노스 캐롤라이나.공화) 미국 상원의원은 최근 "의회가 독일에 주둔중인 7만명의 미군을 재배치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찰스 슈머(뉴욕.민주) 상원의원도 "2차대전 후 독일의 경제 재건을 도운 나라가 어디며 냉전시대에 독일을 소련의 위협으로부터 지켜준 나라가 누구인가"라며 독일에 대한 배신감을 표명했다.
또 도널드 럼즈펠드 미국 국방장관은 25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의 폐막 기자회견에서 "양국간 손상된 관계를 개선할 책임은 전적으로 독일측에 있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미국 정계의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은 "독일 측의 발언과 행위가 그에 상응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데 대해 아무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미국 정부가 모종의 대응조치를 취할 것임을 시사했다.
◇독일 정부의 반응=독일 정부는 25일 미국과의 관계개선은 시간을 두고 계속 추진할 것이지만 이라크전 불참 정책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독일 정부 대변인인 우베 카르스텐 하이예 공보처장은 이날 "이라크 공격에 불참한다는 독일 정부의 입장은 불변"이라며 "미국과의 관계 복원에는 시간이 필요하며 우리는 인내심을 갖고 중요 이견들을 풀어나가는데 노력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리=서종철기자 kyo425@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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