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동과 유혈사태가 반복됐던 브라질 최대 교도소가 조만간 폐쇄된다. 상파울루의 카랑디루 교도소는 최근까지 수용인원의 두 배를 초과한 7천명 이상의 죄수를 수용했다.
상파울루 교외에 있는 회색벽의 카랑디루 교도소는 끔찍한 역사를 갖고 있다. 10년전 1992년 10월 브라질 역사상 최악의 대량 학살이 이 교도소에서 자행됐다. 폭동 저지를 위해 출동한 경찰은 111명의 죄수들을 쏘아 죽였다.
당시 생존자들은 항복하거나 감방으로 달아나 숨었는데도 경찰이 죄수들을 살해했다고 밝혔다. 대량 학살은 죄수들이 수형조건 개선 투쟁 조직을 결성하도록 했다.
'수도 제일의 특공대'로 불리는 이 조직은 곧 브라질내에서 가장 강력한 범죄집단으로 변했다.2년전 카랑디루 교도소는 브라질 최대 교도소 폭동의 중심지로 다시 부상했다. 갱단 두목들은 휴대폰을 이용해 상파울루 주 전역의 27개 교도소에서 폭동을 일으키도록 부추겼다.
그들은 수천명의 교도소 면회객을 인질로 사로잡고 수형조건 개선을 요구했다. 갱들은 라이벌 죄수들을 살해하는 기회로 소요사태를 이용했으며 적어도 19명의 죄수가 사망했다.
브라질 당국은 '실패한 교도행정의 상징'이라면서 카랑디루 교도소를 폐쇄한다고 밝혔다. 46년전 3천명 수용규모로 지어진 이 교도소는 늘 수용인원의 두 배 이상을 수용했다.
이 때문에 중범죄자들이 경범자들과 함께 수용됐다. 카랑디루 교도소의 폐쇄에 따라 죄수들은 11개의 보다 작은 새 감옥으로 이감된다. 인권단체는 카랑디루 교도소의 폐쇄를 환영했다. 그러나 정부 비판자들은 다른 교도소의 과밀 수용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카랑디루 교도소를 폐쇄해선 안된다고 주장한다.
브라질은 라틴 아메리카의 다른 어떤 국가보다 범법자들이 많다. 이 때문에 브라질 교도소는 항상 '만원'이었고 교도소 폭동도 일상화됐다. 인권감시단체에 따르면 브라질내 많은 교도소의 비인간적 처우와 과밀 수용문제가 심각한 수준이다. 여러 교도소들은 수용능력 보다 2~5배까지 많은 죄수들을 수용하고 있다. 감방이 너무 비좁아 심지어 일부 죄수들은 화장실 구멍 위에서 잠을 자야 할 정도다.
결핵과 에이즈, HIV 같은 전염성 질병도 브라질 교도소내에서 유행하고 있다. 죄수 5명 중 1명은 HIV 양성반응자이다. 인권단체들은 치명적 질병과 심각한 장애를 가진 죄수를 포함해 죄수들에 대한 치료도 부적절하거나 거의 없었다고 지적했다. 죄수들은 또 정기적으로 구타당하고 팔과 다리를 금속봉에 매다는 '앵무새 횃대', 전기 충격 등의 고문을 당했다고 고발했다.
교도관 수가 적은데다 죄수들의 과밀 수용으로 주정부 당국은 교도소내 많은 지역에서 통제력을 상실하고 있다. 광포한 소수 죄수그룹이 사실상 교도소를 다스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권단체들은 이와 관련, 교도소내에서 특권을 행사하는 범죄조직 권력을 오랫동안 비난해왔다. 인권단체인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의 상 파울루 지역 교도소 실태조사에 따르면 사망한 죄수 중 80% 이상이 동료 죄수들에게 살해된 것으로 드러났다.
수많은 큰 교도소에선 교도관들이 들어가지 않는 구역이 있다. 교도관 대신 특권을 가진 '범털' 죄수들이 감방문을 잠그고 일반 죄수가 아프거나 주의를 요할 때 교도관들에게 알려주는 것이다. 마나우스 지역 세우 아줄 남자교도소의 죄수들은 동료 죄수들을 때리거나 처벌하는 데 다른 죄수들을 이용한 교도행정을 앰네스티에 고발하기도 했다.
조영창기자 cyc1@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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