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화갑 선택은-민주 내분 향배 변수로

오는 30일 중앙선대위 출범을 앞두고 한화갑 대표의 선택에 당 내외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마이웨이'를 선언한 노무현 대통령후보측이나 후보단일화와 통합신당 추진세력 가운데 어느 한쪽도 당내 절대 다수를 차지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에서 한 대표의 선택에 따라 민주당의 끝없는 내분의 향배가 가닥지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당무회의 소집을 둘러싸고 양측이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자 한 대표는 26일 노 후보와의 정례회동을 연기하는 묘책을 내놓았다. 노 후보와 조율되지 않은 상태에서 만나 섣불리 결론을 내릴 경우 예상되는 후유증 때문이다.

그러나 곧 이어 이날 오전 21세기 국정자문위원회에서 두 사람은 각각 인사말을 통해 서로의 입장을 각각 밝혔다.

노 후보가 "한 대표의 미래정치 지향점은 나와 마찬가지"라며 한 대표와의 협력을 강조하고 나섰지만 한 대표는 "당의 단합과 협력을 위해 노력하겠지만 인간에겐 한계가 있어 할 수 없는 일은 못한다"고 말했다. 이제까지 그의 당의 단합과 결속을 누누이 강조해오던 화법에서는 다소 벗어났다.

한 대표는 또 "현재 당이 시끄럽지만 나 혼자 당에 남더라도 민주당 간판을 들고 끝까지 가겠다"며 노 후보측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민주당명 개칭 등에 대해 반대한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한 대표의 언급은 민주당이 '노무현당'으로 전환되는 것에 대한 견제로도 해석되고 있다.

'민주당의 후보는 노 후보'라고 입버릇처럼 노 후보와의 협력을 강조하고 있지만 한 대표의 속마음은 '자신도 모른다는 것'이 민주당 주변의 통설이다. 한 대표의 어정쩡한 처신에 대해서는 노 후보측도 마뜩찮아하고 있다. 노 후보는 "선거업무를 방해하는 행위는 당 대표든 사무총장이든 어떤 세력도 용납하지않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자 한 대표는 26일 기자들과 만나 "당정분리 원칙에 합당하게 당을 운영하겠다"면서 "아직은 선대위가 뜨지 않았다"고 말했다. 노 후보에 대한 불쾌감으로도 읽힐 수 있는 표현이다.

이에 반노·비노세력들도 "말로는 '사심을 버렸다'고 하면서도 한 대표는 당권에 연연해 줄타기를 하고 있다"는 비판을 서슴지않고 있다.

서명수기자 diderot@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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