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동생 종엽 개구리 소년이 뭐예요-숨진 종식군 가족

"10년간 실종된 아들을 찾아 전국을 헤매다 자식의 생사여부조차 알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난 아버지는 자신이 그토록 애타게 찾았던 아들이 11년 6개월전 이미 숨져있었다는 사실을 하늘나라에선 알 수 있었을까요".

26일 대구시 달서구 용산동 성산고등학교 신축공사장 뒤편 와룡산 능선에서 '개구리 소년' 유골이 발견되자 지난해 10월 아버지 김철규씨가 숨진 종식(당시 9세)군가족은 이날 가슴을 도려내는 아픔을 겪어야만 했다.

27일 오전 8시 뒤늦게 소식을 듣고 유골 발견 현장에 달려온 종식군 어머니는 "종식이가 실종된 뒤 태어난 동생 종엽(9)이에게 형에 대한 얘기를 숨겨왔는데 영문도 모르는 종엽이가 '개구리 소년'에 대해 물어 와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다"고 목놓았다.

아들을 찾지 못해 우울증과 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던 김씨가 간경화와 간암 합병증으로 세상을 떠난 뒤 하루 하루를 그리움과 눈물로 지새운 종식군 가족들.

'그래도 종식이는 살아있을 것'이라는 한가닥 희망으로 힘겨운 삶을 버텨 온 가족들은 이날 유골이 발견됐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감당할 수 없는 슬픔에 빠져 들었다.

가족들은 눈을 감기 직전까지 아들만 생각했던 아버지 김씨 생각에 안타까움을 참지 못했고 제대로 한 번 꽃피워 보지도 못하고 무참히 꺾인 어린 생명에 통곡했다.

이날 사고 현장을 찾은 종식군 큰 아버지 김병규씨는 "만약 동생이 하늘나라에서 종식이를 만났다면 다시 죽고 싶은 심정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준기자 all4you@imaeil.com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