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묵배미의 사랑', '머나먼 쏭바강'의 소설가 박영한의 열번째 소설 '카르마'가 이룸에서 나왔다. 실제의 체험을 바탕으로 실존인물을 모델로 한 사실주의적 소설을 발표해 온 작가는 주로 변두리 세계에서 주목받지 못하는 소외된 인생을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왔다.
작가는 역사.현실.사회의식에서 벗어나 이번 소설 '카르마'에서는 개인의 근원으로 향하는 길을 보여주고 있다.인간존재는 어디서 왔으며 무한한 우주 안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탐구하고 있다. 팔다리가 절단된 후에는 외출을 거의 못한 채 집 안에서 술로 하루를 보내는 아우, 정신박약의 형이 등장한다. 이전의
소설들과 마찬가지로 '카르마'의 주요 인물들도 소외되고 보잘 것 없다. 산골에 사는 이들 사이를 비집고 들어온주인공은 수년간의 작업이 물거품이 되어버려 좌절에 빠진 중년의 소설가다. 한 시대와 함께 삶도 저물어가는 인물들 사이를 질펀하게 개입하던 주인공은 그들 사이를 빠져나오면서 말한다.
"아내와 아이들이 영원히 굳건한 나의 소유일 수 없듯이 이승에서의 시간들은 고작 하룻밤에 불과했었다"고. "내가소설가로 남편으로 사회 구성원으로 살아왔다는 사실이 별 무의미였음을 이 들판에서는 좀 더 분명하게 깨달을 수 있었다"고. 가족 구성원으로 산다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작가의 깊은 시선이 소탈한 문장에 담겨있다.
최세정기자 beaco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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