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80대 두 할머니 전재산 쾌척

---윤정혜 할머니 가톨릭대에

"돈도 제대로 쓰는데 주어야지. 아무데나 주면 버리는 것만 못해. 학교에서 학생들을 위해 알뜰하게 써준다니까 내가 고맙죠".

80대 할머니가 평생 모은 전재산을 사후 인성교육을 위해 대학교 장학재단에 기부하고, 학교는 홀로 사는 할머니에게 각종 의료혜택으로 보답하기로 해 유산 기부의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다.

가톨릭대학교는 27일 윤정혜(82) 할머니가 사후 이 학교에 평생동안 모은 전재산 10억여원 상당의 건물과 예금통장을 기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평생 바깥에 나가 일해본 적도 없고 특별한 재주도 없어서 사회를 위해 무슨 일을 할 수 있을지 도통 알아야지…. 내가 가진 거라도 하느님께 드리고 싶었어요".일제 시대에 엄격한 무신론자였던 공무원 아버지 밑에서 7남매와 함께 자랐던 윤 할머니는 16살이던 지난 1936년 신부와 수녀들이 어린이들을 가르치는 원산의 한 초등학교를 다니며 '영혼의 눈'을 처음 뜨게 됐다고 술회했다.

윤 할머니는 한때 수녀가 되고픈 소망을 가졌지만, 생계를 꾸려가야 하는 현실 때문에 꿈을 포기했고, 6·25 전쟁후 헌집을 사들여 수리한뒤 되파는 일을 생업으로 하며 한푼두푼 돈을 모아왔다.

27일 오후 서울 서초동 가톨릭대 총장실에서 조촐한 기부식을 마련한 학교는 할머니에게 병원 예약 등 편의를 제공하고 사후에는 이 재산으로 인성교육을 위한 장학재단을 만들어 운영할 예정이다.

---이금주 할머니 서울대 의대에

20여년동안 근신경계 질환을 앓아온 80대 할머니가 전재산을 서울대 의대에 기부했다.

서울대 의대는 26일 지난 20여년간 이 대학병원 신경과에서 치료를 받아온 이금주(89) 할머니가 근신경계 질환 환자를 위한 진료와 연구에 사용해달라며 전재산인 3억원과 아파트 1채를 대학측에 기부했다고 밝혔다.

이 할머니는 "오랜기간 치료를 받아오면서 어렵게 투병하는 환자들을 많이 만나왔다"며 "신경계 질환의 경우 치료가 어려워 오랜기간 투병하는 환자들이 많은데 같은 병을 앓아온 사람으로서 이들에게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 싶었다"고 말했다.

신경질환으로 다리가 아파 걷기조차 힘들어진 이 할머니는 어려운 형편속에서도 하숙집을 운영하며 모은 전재산을 선뜻 대학측에 전달했다.

이 할머니는 "30여년전 세상을 떠난 남편이 병든 사람들에게 도움을 줬으면 좋겠다는 유언을 남겼고, 고등학교 교사로 재직중인 외아들(51)도 좋은 일이라며 흔쾌히 동의해줘 참 기쁘다"고 말했다.

대학측은 이 할머니의 뜻을 받아들여 기부금 전액을 근신경계 질환의 연구를 위한 의학발전기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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