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리소년 실종사건과 관련 현장감식 과정에서 설득력 있는 타살 가능성이 높은 흔적들이 잇따라 드러나면서 경찰이 사건을 원점에서 전면 재수사하는 등 타살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특히 27일 오전부터 7시간 동안 벌인 현장감식에서 총알 탄두, 팔과 다리가 묶여진 운동복 등이 유골과 섞인 채 발견되면서 타살 가능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줄곧 저체온증 등으로 자연사를 주장했던 경찰은 지난 91년 실종당시로 돌아가 수사를 재개, 자연사 및 타살 등 모든 가능성에 대해 공평하게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낮 12시30분쯤 현장감식에 나섰던 국립과학수사연구소와 경북대 법의학팀은 운동화와 뼈조각 사이에서 지름 6㎜, 길이 1.5㎝가량의 권총 총알 탄두 한개를 발견했다.
이어 길이 4.2㎝가량의 탄피가 붙은 탄환 한개가 유품 및 유골과 불과 10~20㎝ 떨어진 곳에서 추가로 발견됐다.
또 오후 4시 20분쯤엔 팔과 다리가 묶인 운동복 한벌이 감식팀에 의해 발견되면서 타살 가능성을 더욱 짙게 했다.
유족들은 다섯번째로 발견된 김영규(당시 11세)군으로 추정되는 유골이 머리가 운동복 상의로 뒤집어 씌워진 채 소매 부위가 뒤로 두번 묶여 있고, 하의도 무릎 윗부분이 묶여 있는 만큼 타살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영규군 어머니는 "아들이 추워서 옷을 머리위로 뒤집어쓴 것은 이해할 수 있으나 소매 부위를 등뒤에서 묶었다는 것은 정상적인 행위가 아니다"며 "특히 추운 날씨에 옷을 묶기 위해 바지를 벗는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오열했다.
이에 대해 경찰과 감식팀은 옷을 다른 사람이 묶었다는 증거가 없고 자신이 묶었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타살로만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또 금속탐지기로 현장 반경 20m지역을 수색한 결과 유골현장에서 발견된 탄환과 탄피 2개 외에도 탄환이 8개 더 발견됐고, 현장에서 서남쪽 방향으로 250m 거리에 지난 95년까지 50사단 사격장이 있었던 점으로 미뤄 탄환은 사인과 결정적 관계가 없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육군 50사단 관계자는 "예전 사격장은 유골현장이 있는 능선 반대쪽에 있어 탄환이 능선을 넘어 현장에까지 도착하는 것은 불가능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에 달서경찰서 김용판 서장은 이날 밤 수사결과발표를 통해 "이번에 발굴한 5구의 유골은 사실상 개구리소년들의 유골로 확인됐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고 원점에서 수사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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