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1년 3월 26일 개구리소년들의 실종 당일, 시내버스에서 아이들의 마지막 모습을 생생히 목격한 매일신문 한 애독자가 소년들이 얼어죽었을리가 없다는 의견을 본사 인터넷 홈페이지 독자투고란에 올렸다.
11년만에 개구리소년 유골 발견 현장에서 아이들을 다시 만난 이 애독자는 소년들 실종 당시 자신의 제보 전화에 전혀 귀기울이지 않았던 경찰이 이번에도 개구리소년들의 사인을 '동사'로 단순 처리하는 우를 범하고 있다는 것.
당시 고3이었던 독자는 지방선거가 열렸던 26일 대구시 서구 평리동 자기 집에서 대구시 서구 이현공단 모 회사에서 당직중인 아버지께 도시락을 전달하기 위해 어머니와 함께 시내버스에 탔다 서구 중리동 부근에서 큰 물통을 든 아이들이 자신이 탄 버스에 우르르 승차하는 광경을 지켜봤다.
얼마후 독자는 아이들보다 먼저 버스에서 내렸지만 물통에 든 도마뱀과 푸른 체육복을 입은 귀여운 인상때문에 한동안 아이들의 모습이 뇌리를 떠나지 않았다.
또 시간이 좀 더 흘러 온 세상을 떠들석하게 만든 개구리소년들의 모습을 TV에서 봤을때 소년들의 마지막 모습이 버스에서 본 아이들의 인상착의와 한치도 어긋남이 없음을 확신할 수 있었다.
그리고 다시 11년이 지나 26일 대구시 달서구 용산동 와룡산 부근에서 개구리소년들의 유골이 발견됐다는 소식을 접한 독자는 한달음에 사고 현장으로 내달렸다. 공교롭게도 유골 발견 현장은 현재 자신의 집 바로 뒤편으로 독자를 비롯한 동네 주민들이 수시로 지나다니던 등산로 주변이었기 때문.
독자는 11년만에 유골로 변한 소년들을 다시 만나는 순간 친동생을 잃은 것만 같은 안타까움에 잠겼지만 '동사'라는 경찰 수사 결과는 좀체 믿기 힘들었다.
유골 현장 부근은 5명이나 되는 아이들이 한꺼번에 동사할 정도로 높지 않은데다 11년전 시내버스에서 "와룡산에서 도마뱀을 잡았다"고 좋아했던 아이들 대화 내용이 떠올라 소년들은 인근 지리에도 밝으리라 쉽게 예상할 수 있었기 때문.
독자는 "경찰은 11년전 실종 당일 개구리소년을 봤다는 자신의 전화 제보에도 그저 알겠다고만 답하고 대충 흘려버렸다"며 "경찰이 조금만 자신의 말에 귀기울이고 적극적으로 수사를 진행했다면 아이들을 찾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을텐데…"라고 아쉬워했다.
이상준기자 all4you@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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