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민주당 내분 새국면

'4억달러 대북지원설'이 후보단일화론을 둘러싸고 힘겨루기 양상이 벌어지고 있는 민주당의 내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그동안 친노(親盧)와 반노(反盧)사이를 오가던 한화갑 대표가 노무현 후보측 손을 들어줌에 따라 내분양상이 새로운 국면으로 가고 있다.

한 대표는 27일 오후 기자들과 만나 자신이 밝힌 '민주당을 사수하겠다'는 발언에 대해 "민주당의 적통으로서 선거 유·불리와 관계없이 민주당을 지킨다는 뜻"이라고 밝히고 "대표로서 노 후보가 민주당 대통령후보인 한 노 후보의 대선 승리를 위해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대표가 노 후보쪽으로 기울어짐에 따라 노 후보의 선대위 구성에 유보적인 태도를 보이던 상당수의 중도성향 의원들도 한 대표와 같은 행보를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후보단일화를 위한 독자적인 추진기구를 설치키로 한 반노·중도파들의 세력 약화는 불가피해 질 전망이다.

한 대표의 이같은 선택은 4억달러 대북지원설이 정국 쟁점으로 떠오른 직후 나왔다는 점에서 주목되고 있다. 그래서 한나라당이 제기한 대북지원설이 현대그룹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는 정몽준 의원의 지지도에 적잖은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는 등 대선구도의 급변 전망이 한 대표의 선택과 관련이 있다는 추측이다.

대북지원설의 실체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정 의원의 지지도 변화는 불가피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정 의원과의 후보단일화는 명분이 약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노 후보도 정 의원과의 후보단일화론에 대해 공세적으로 대응했다.

그는 부산을 방문해서 "(정 의원과 후보단일화를 하면)국가의 주요 정책이 현대감싸기로 공세의 표적이 될 것이므로 후보단일화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노 후보는 더 나아가 "서독이 동독과의 관계를 열어나갈 때 혹시 이런 거래가 유효하지는 않았는지 면밀히 따져볼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대북지원설의 실체가 드러나더라도 대북정책의 기조를 바꾸지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읽힐 수 있는 언급이다.

한화갑 대표도 "독일도 얼마나 많은 통일비용을 줬나"라며 대북지원설을 부정적으로 보지만은 않았다.

이와 더불어 후보단일화를 추진하면서 탈당까지 시사했던 김원길 박병석 의원 등이 국감장에서 적극적으로 한나라 공격에 나서는 등 비노 성향을 보이던 의원들도 속속 이탈하고 있다.

서명수기자 diderot@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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