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최초로 시도됐던 2002세계장애인엑스포가 지난 23일부터 27일까지 부산 전시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됐다.이번 엑스포는 장애인 관련산업의 전시와 장애인 인권·복지를 담은 국제 컨퍼런스, 그리고 문화축제가 함께 버무러진 보기 드문 행사였다. 이번 행사가 가지는 가장 큰 의미는 장애인에 관련된 모든 것을 한 공간에서 한 눈으로 조망할 수 있었다는 것.
사실 장애인관련 산업은 비장애인뿐만 아니라 장애인에게도 다소 생소하게 들릴 수 있는 우리산업의 사각지역이라 불리는 영역이다.하지만 조금만 관심을 기울인다면 엄청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분야란 것을 이해 할 수 있다.장애인 관련산업은 신체 일부의 기능을 잃고 영구장애인이 된 이들이 기능의 전부는 아닐지라도 일부라도 그 기능을 수행하도록 하는모든 것을 연구하고 생산하는 것을 통칭한다.
다리가 잘리거나 기능을 잃어 휠체어를 사용해야 하는 지체장애인이 자신의 힘으로 걸을 수 있도록 기계공학, 전자공학, 의료공학의 힘을 빌어 만든 의족에서부터 시각장애인이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보조장치, 장애유형별로 성생활을 영위하도록 도움을 주는 성 용품까지 장애인 관련산업은 그 종류도 다양할 뿐만 아니라 첨단화되고 있다.
한마디로 장애를 입었지만 첨단과학의 도움으로 무장애에 가까운 상태로 일상생활을 영위하도록 하는 모든 것이 이 영역에 포함되는 산업이면서 인권을 신장시키는 사회복지라 할 수 있다.
이 모든 것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엑스포가 우리나라에서 열린 것은 장애인 관련 산업발전 및 장애인 권익향상에 큰 성과로 볼수 있다.박람회장에 나와 있는 전시물의 주종을 이룬 것은 휠체어, 의수족, 리프트 등 지체장애인의 이동과 접근을 쉽게 하는 제품들이었다.단순히 기능을 보완하고 미관만 고려한 과거의 것들보다 인체공학적인 설계와 다양한 기능을 갖추고 있는 첨단제품들이 많이 연구개발 됐다.
청각장애인을 위한 음성통신기구와 시각장애인용 점자프린터, 시각 감각 훈련기구 등이 전시되어 기술개발의 진척을 엿볼수 있었다.
이 행사와 더불어 부산 파라다이스호텔에서 24일부터 이틀간 진행된 세계장애인엑스포 국제포럼에서는 국내·외 장애인복지 전문가들이참석하여 장애인 관련 복지정책에 대한 발표를 통해 일본, 독일, 중국 등의 장애인복지정책과 우리나라의 정책을 비교하고 바른 대안을 모색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을 가졌다.
이 외에도 휠체어 댄스, 마임 페스티벌, 두드락 공연 등 행사장을 찾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위한 각종 문화공연도 펼쳐졌다.하지만 세계장애인엑스포는 이러한 여러 가지 의미있는 시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숙제를 던졌다. 국내장애인 관련 산업을 망라해놓은 전시장은 역설적으로 아직도 많이 낙후된 국내 장애인복지를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반면 잠실운동장 세 배의 넓이가 된다는 전시회장은 목표한 장애인 관련 부스를 채우지 못해 빈 공간이 많았고 전시물품의 중복이 많은데다 장애유형별 다양한 물품의 전시가 되지 않고 있어 행사의 취지가 무색해지고 있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장애인 관련 용품은 수요가 많지 않고 연구개발에 많은 자본이 투자되며 대량생산이 불가능한 것이 대부분이라 그 필요성에도 불구하고시장의 이익에 따라 움직이는 기업체에서 개발을 기피할뿐만 아니라 제도적으로 산업을 활성화시키는 정부정책 또한 부족하여 국내에는장애 관련 산업이 불모지나 다름없다.
또 자국정부의 제도적 뒷받침으로 성장한 외국의 유수한 장애인 관련 기업체에서는 시장성이 없는 우리나라의 엑스포에 참여를꺼려 당초의 전시계획을 채우지 못했다는 관계자의 전언은 우리 장애인 복지의 한계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각종 엑스포가 홍수를 이루고 있는 현실에서 장애인 관련 산업과 복지실상을 다루는 장애인 엑스포가 이제야 열리게 된 것이 우리 모두가 장애인분야에 체계적이고 근본적인 관심을 보이지 않았음을 반증한다.그러나 선진외국에 비해 장애인산업이 낙후된 우리나라에서 이런 박람회가 세계최초로 기획되었다는 것은 모든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진일보 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함께 보여줬다.
비공식 통계에 의하면 우리나라 장애인구가 450만을 넘어서고 있으며 그 중 90%가 현대의 각종사고, 질병으로 인한 후천적 장애인이라 한다. 다시말하면장애인의 문제는 어떤 특정한 사람들의 불행한 이야기가 아닌 바로 내 자신의 문제가 될 수 있으며 나의 소중한 가족과 이웃의 문제라 할 수 있다.
그렇기에 사회의 편견을 허물고 건물과 도로의 턱을 없애며 휠체어로 버스를 이용할 수 있거나 첨단과학의 손길로 걷고 말하고 들을 수 있는무장애의 세상은 결코 장애인만의 바램은 될 수 없으며 인류보편의 평범한 가치라 생각한다.
이러한 가치의 실현은 장애인과 사회복지에 대한 관심에서 시작된다. 기회가 있다면 비장애인들도 자녀들의 손을 잡고 이같은 행사를 많이 봐야 한다.그곳에서 더불어 살아가는 지혜를 아이들이 배울 수 있을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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