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영국이 이라크 공격 가능성을 열어놓은 보다 강경한 새 유엔 결의안 채택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으나 유엔 회원국 사이에서 미.영의 독단적인 움직임에 대한 반대여론이 고조되고 있으며 미 의회내에서조차 이라크 공격에 대한 반대입장 표명이 잇따르고 있다.
◇미국의 안보리 설득작업=마크 그로스먼 미 국무부 정무담당 차관은 27일 영국 외무부 고위관리들과 함께 파리에 도착, 프랑스 정부 고위관리들과 잇따라 회담을 갖는 등 새 유엔 결의안에 대한 프랑스 설득작업에 들어갔다.
이들은 또 28일 모스크바를 방문, 러시아 관리들과 유사한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그로스먼 차관 등은 프랑스측에 이라크의 대량파괴무기 보유증거를 담은 최근 정보를 설명하면서 보다 강경한 결의안의 필요성을 집중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하지만 프랑스와 러시아는 미.영 양국의 설득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유엔의 뒷받침없는 이라크 공격 감행에 반대입장을 고수했다.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이라크가 유엔의 요구에 협조하지 않을 때 자동적으로 군사력 사용을 허용하는 모든 유엔결의안에 여전히 반대한다고 27일 부시 미국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밝혔다.
러시아의 이고리 이바노프 외무장관도 27일 미국과 영국이 주장하는 이라크 대량파괴무기 위협을 입증할 "명백한 증거"가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영국은 리케츠 정무담당이 프랑스와 러시아를 상대로 한 설득작업에 착수하는 동시에 윌리엄 어만 내무부 국가안보담당 부차관을 베이징(北京)에 파견하는 등 안보리 상임이사국 설득에 주력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의 주룽지 총리는 27일 유엔 안보리 지지없는 이라크 공격은 "헤아릴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유엔 무기사찰단의 이라크 복귀를 거듭 주장하고 나섰다.
◇미 의회내 반대 움직임=이라크 공격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 진행중인 가운데 정작 미국 의회내에서도 반대 움직임이 노골화되고 있다.
미국 민주당 데이비드 보니어(미시건), 짐 먹더머트(워싱턴), 마이크 톰슨(캘리포니아) 의원 등은 26일 바그다드를 방문, 미국의 이라크 공격에 반대하는 입장을 표명했다.
먹더머트 의원은 사담 국제공항에 도착한 뒤 기자들에게 "최후의 수단인 전쟁없이 이라크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모든 외교적 노력을 원한다"면서 "전쟁을 벌이는데는 관심없다"고 말했다. 또 이라크 지도자들에게 유엔 무기사찰단의 자유로운 접근 허용을 촉구했다.
미국이 추진하고 있는 대(對) 이라크 결의안도 국내외의 반발에 부딪혀 난항이 예고되고 있다.
상원 의석의 과반수를 차지하는 민주당은 유엔의 무기사찰과 무장해제를 거부하고 있는 이라크에 대한 강경조치의 필요성에는 동의하지만 부시 대통령이 제출한 이라크 결의안에서 대통령의 권한이 지나치게 과도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존 케리(매사추세츠) 의원은 26일 백악관이 "전면적인(blanket) 권한을 요구하고 있다"고 질타했으며, 러스 페인골드(위스콘신) 의원은 "대 이라크 무력사용을 위한 시시때때 바뀌는 이유들을 듣고 있다"고 비난했다.
톰 대슐 민주당 상원 원내총무는 상원이 다음주 이라크 결의안을 심의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부시 행정부의 결의안은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라고 말해 결의안 통과에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정리=서종철기자 kyo425@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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