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증시가 연일 맥없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국증시의 하락은 악재로 작용하고 상승은 호재가 되지 못하는 무기력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27일 거래소시장의 종합주가지수는 1.31 포인트 오른 663.72로 마감됐다. 다우지수가 비교적 큰 폭으로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이날 국내증시는 전강후약 장세를 보이며 강보합세로 장을 마쳤다.
폭락세가 일단은 안정됐다는 점에서 향후 반등을 기대하는 시각도 있지만, 올라줘야 할 자리에서 제대로 오르지 못한 점을 놓고 좋지 못한 징후로 해석하는 전문가들이 적지 않다.
LG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미국시장의 상승으로 우리 증시도 27일 반등세를 이어갔지만 강보합세에 그치는 등 기술적 반등 이상의 의미는 없다"고 분석했다.
약한 반등 이후 급락파동이 나타날 것으로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경험상 통상 바닥을 찍는 하락 과정에서는 주식 보유자에게 고통스러운 급락 파동과 투매가 나타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www.cybergosu.com 대표 이선달 씨는 "블루칩주의 거래량이 수반되지 않은 상황에서 26, 27일 나타난 어정쩡한 반등은 좋지 않은 모양"이라며 "내주초에 강한 반등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국내증시는 당분간 안정을 찾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았다.
코스닥지수는 27일로서 무려 7일째 하락하며 사상 최저치 가까이 떨어지는 등 거래소에 비해 더 심각한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0.11 포인트 떨어진 48.52로 마감돼 사상 최저치인 지난해 9월17일의 45.67에 바짝 다가섰다.
미국 나스닥시장을 벤치마킹해 출범한 코스닥시장은 주가가 수십~수백배 폭등하는 종목이 속출하면서 벤처 신화를 낳기도 했지만 이제 수많은 일반투자자들의 계좌를 거덜낸 악몽의 시장으로 전락한 상황.
지난 1996년7월1일 기준지수 100으로 출범한 코스닥지수는 98년 11월20일 장중 60.56까지 떨어졌다가 폭등하기 시작해 2000년3월10일 장중 292.55까지 오른 바 있다. 그러나 끊임없는 거품론과 주가조작 사건이 끊이지 않으면서 투자자들의 신뢰를 잃은 채 사상 최저치 갱신을 우려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폭락에 따른 기술적 단기 반등을 기대할 수는 있겠으나 코스닥시장의 전도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코스닥지수를 하나의 종목이라고 가정했을 때 '작전'을 끝낸 '세력'이 이탈하고 '개미'들끼리 치고받는 차트 모양을 연상케 한다고 진단하는 전문가도 있다.
이선달 씨는 "코스닥시장은 지난해 9월17일의 전저점 46.05 지지를 논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할 정도"라며 "선도세력들이 다 떠나버린 형국"이라고 말했다.
큰 음봉(시초가보다 종가가 큰 폭으로 떨어질 때 나타나는 일봉 차트 모양)이 제대로 나오지 않은데다 바닥권에서 나타나는 거래 급감 징후도 없어 현재로서는 바닥을 논할 상황이 아니라는 주장도 있다.
미래에셋증권 대구지점 강대원 팀장은 "이미 사상 최저치로 떨어진 종목들이 속출하는 등 코스닥시장은 패닉 상황을 맞고 있다"며 지수가 사상 최저점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았다.
김해용기자 kimh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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