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김종필 총재가 모처럼 입을 열었다. "좀 기다리면 선택의 시기가 올 것이며 자민련의 역할과 희망이 보일 것이다".
이와 달리 한국미래연합 박근혜 대표는 지난 3주일간 기자들과의 정례간담회를 취소하고 입을 닫았다. 대신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의 국정감사장에는 꼬박꼬박 나가서 국감활동에 치중하고 있다.
김 총재와 박 대표의 침묵은 민주당의 내분사태와 정몽준 의원의 대선출마와 관련이 있다.두 사람은 모두 정 의원측과 민주당이 연대에 관심을 갖고 있는 주요 세력들이다.
김 총재는 30일 낮 자민련 실국장단과의 오찬간담회에서 "오늘 아침 누가 청구동(자택)에 찾아와 '총재가 출마안하면 누구를 밀어야 하느냐'고 묻길래 '될 만한 사람이 아직 내 눈에 안 보이니 좀 더 기다려 보자고 했다"며"다같이 가는 것이 다 같이 사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리저리 기웃거리며 부화뇌동하지 말고 자리를 지키고 있어라. 있는 신뢰마저도 떨어뜨리는 행동을 해서는 안된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민주당 노무현 후보의 지지율 하락에 따른 후보단일화 논란과 정몽준 의원의 신당창당 등 대선구도의 변화를 감안,자민련의 진로를 결정할 때까지 동요하지 말라는 당부라는 지적이다.
공교롭게도 이날 민주당 노 후보는 행정수도와 청와대의 충청권 이전을 공약으로 내세우면서 충청표 공략에 시동을 걸었다.
대선정국의 향배에 따라 느긋하게 기다리면서 '주가'를 최대한 높이겠다는 것이 김 총재의 복심(腹心)이다. 미래연합 박 대표도 국감이 이번 주말이면 끝남에 따라 대선정국을 지켜만보고는 있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박 대표는 정몽준 의원과의 연대가능성을 닫지는 않았지만 정몽준 신당 추진세력들이 자신과 맞지않는 데다 신당의 이념과 지향점마저 분명하지않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는 것이 주변인사들의 전언이다.
서명수기자 diderot@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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