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북파공작원 보상금 난항

정부가 북파 공작원에 대한 보상 규정을 정해 11월부터 보상금을 지급키로 했으나 관련단체들이 수용을 거부하며 계속 시위 방침을 밝히는 등 난항을 겪고 있다.

1일 국방부에 따르면 정부는 60년대부터 94년까지 북파 공작 임무를 수행한 관련 부대에서 활동한 사람들에게 복무 기간과 임무에 따라 최고 수천만원의 위로 보상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최근 마련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최근 보상 방침을 확정해 관련 단체에 통보했다"면서 "모든 대상자에게 개별 보상금 지급신청서 안내문을 발송, 11월부터 심의 후 보상금을 지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방부는 그동안 7.4 남북 공동성명이 발표된 72년 이전까지만 공작원을 북한에 보냈고 80년까지는 공작원을 보내지 않고 양성만 했다며 80년 이후에 대해서는 실체를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에 94년까지 관련부대에서 활동한 사람들에게 보상금을 주기로 결정함에 따라 94년까지의 북파 관련 훈련을 공식 인정한 셈이다

94년이 시한인 이유는 94년부터 훈련 요원들의 군내 계급 등 신분이 바뀌고 훈련 목적이 북파 외의 다른 방향으로 전환된데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국군정보사령부 관계자는 "정보사령부는 보상금 대상자 확대에 따라 전담 부서를 임시 편성해 그동안 H.I.D 북파공작 설악동지회 등 10여개 이상의 관련 단체들과 30여 차례 협의를 거쳤다"면서 "문제 해결에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정보사측과 협의하는 과정에서 북파 공작원 관련 단체들마다 입장이 다르고 단체가 급조되는가 하면 그들끼리 이합집산을 거듭하는 등 문제가 많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달 29일 서울 영등포역앞에서 과격 시위를 한 북파 공작원들은 훈련만 받았을 뿐 실제로 임무를 수행한 사람들이 아니라면서 "정작 실제 임무를 수행한 사람들은 차분하게 문제를 해결하려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북파 공작원 관련 단체들의 입장은 사뭇 다르다.설악동지회 관계자는 "국방부가 관련 단체들의 의견을 충분히 듣지 않고 일방적으로 일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공동으로 보상안을 마련하자"고 주장했다.

그는 또 "29일 거리 시위와 관련해 설악동지회 회장 정순호씨 등 회원들이 구속되는 것을 앉아서 보고만 있지 않겠다"면서 "요구 사항이 수용될 때까지 거리 시위를 계속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단체의 회원은 "정부가 북파 공작원에 대한 기존 약속을 어기고 보상금도4천만~5천만원 정도의 턱없는 수준으로 책정한데 반발, 일부 후배들이 영등포역 집회를 가졌으나 정부가 강제연행 등 사법처리로 일관하면서 더욱 반발을 사고 있다"면서 합리적인 대책을 촉구했다.

한편 일부 북파 공작원들이 북한 응원단의 숙소로 사용중인 만경봉-92호를 습격할 것이라는 풍문이 한때 나돌아 경찰이 긴장하는 등 북파 공작원 처우 문제의 여파가 부산 아시안게임까지 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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