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붐과 기술주 신화를 일궜던 코스닥시장이 주가 폭락과 신뢰상실, 외국 기술주 증시의 잇단 폐쇄 등 내우외환을 겪고 있다.지난달 30일까지 8일 연속 하락하며 추락하던 코스닥지수는 10월1일 반등하는가 싶더니 2일 다시 약보합세(-0.02포인트)로 돌아서며 47.51로 마감됐다.
전날 미국 나스닥증시 폭등이라는 호재도 약발이 듣지 않을 정도로 코스닥에 대한 시장 참여자들의 심리는 극도로 불안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현재 코스닥지수는 사상 최고치(292.55, 2000년3월6일) 대비 83.8% 급락한 상태. 거래대금도 하루 5천억원 안팎에 머무는 등 거의 빈사 지경이다.거래부진에 따른 경영 악화로 코스닥증권시장은 올해 첫 적자를 낼 것으로 보인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일본 나스닥재팬에 이어 독일 노이어마르크트 등 외국의 기술주 증시가 최근 잇따라 문을 닫거나 닫을 것이라는소식이 전해지면서 코스닥시장의 장래에 대한 우려감도 높아지고 있다.
투자자들의 민심이 이렇게 흉흉해지자 코스닥증권시장은 지난 1일 보도자료를 통해 "노이어마르크트와 코스닥은 차이가 많으며 코스닥시장은 살아남을 것"이라며 불끄기에 나섰다. 노이어마르크트의 경우 지수가 최고치 대비 96%나 하락했으며 독일 증권거래소에 종속된 소속부로 독립성이 없고 올해 신규상장기업 수가 1개에 그치는 등 시장규모 위축 현상이 코스닥에 비해 월등히 심하다는 것이었다.
반면 코스닥은 증권거래소와 별개의 주식시장으로 존재하고 올 들어서만 95개사가 신규 등록하는 등 시장 진입이 활성화돼있기 때문에 시장 자체가 없어지는 일은 결코 없다는 해명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스닥이 시장 신뢰를 되찾는 길은 여전히 멀고도 험해 보인다. 주가 거품 시비가 여전히 숙지지 않는데다 사흘이 멀다 하고 터지는 주가조작 사건과 대주주 및 경영진의 모럴헤저드 등으로 시장의 신뢰가 바닥 수준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코스닥종목은 기업가치를 불문하고 투자자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대구지역 모 증권사 직원은 "주가가 바닥 모르고 하락하면서 아예 코스닥시장을 폐쇄하고 우량등록기업을 거래소로 옮기자는 극언마저 투자자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우량 기업들의 탈 코스닥 현상도 러시를 이루고 있다. 지난달 19일 등록기업인 삼영이 증권거래소 시장으로의 이전 결의를 공시한 것을 비롯해 올들어 코스닥기업 중 거래소행을 선언한 회사는 8개에 이른다.
시장 자체에 대한 시장신뢰가 붕괴되면서 코스닥증권시장 측은 위기 대응 방안으로 M&A(기업인수.합병) 활성화 등을 모색하고 있다. 정의동 코스닥위원장은 최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코스닥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M&A 활성화, 퇴출기준 강화, 공시제도 개선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해용기자 kimh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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