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119 구급대원 태부족

◈구급차에 의사전무 응급환자 조치 한계

응급환자 발생 증가로 119 구급차 출동 건수가 해마다 크게 늘고 있지만 구급대원 부족으로 사고현장에서의 응급구조 활동이 겉돌고 있다.

특히 사고 현장에서 응급처치를 실시할 수 있는 의사, 간호사, 응급구조사 등 전문 구급대원이 턱없이 모자라 충분히 살릴 수 있는 환자를 숨지게 하는 경우도 적잖다는 것.

대구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한해 119 구급차 출동건수는 5만1천184건으로 2000년 4만8천894건에 비해 2천290건이나 늘어났고 보유 구급차도 38대에서 45대로 증가했다.

하지만 지역 119 구급대원은 189명으로 법정인원 270명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 이에 따라 대원 1인당 연간 출동건수도 무려 275건에 이르고 있다.

119 구급대원은 응급의료법에 따라 환자 응급처치시 반드시 의사의 지시를 따라야 하지만 정작 지역 구급차엔 의사가 단 한명도 없다.

이 때문에 응급처치 환자가 발생할때마다 경북대병원 응급의료정보센터에 전화를 걸어 일일이 담당 의사의 지시를 받고 있는 형편이다.

한 구급대원은 "1분 1초를 다투는 긴급한 상황에서 전화 지시를 받아 응급처치를 한다는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행정자치부는 지난 98년 4월 국무총리실에 공중보건의의 구급차 배치 의무화를 정식으로 건의했지만 보건복지부가 배치 지역을 농어촌으로 한정한 '공중보건의법'을 내세우며 반발, 4년이 지나도록 해결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또 189명의 119 구급대원 중 간호사는 9명, 1.2급 응급구조사는 115명에 불과, 45대의 구급차 중 3, 4대는 간호사나 응급구조사조차 없이 사고 현장에 출동하고 있다는 것. 현행 응급의료법에는 간호사나 응급구조사를 구급차에 탑승시키도록 돼있다.

최근 감사원 감사결과 전국 1천95대의 구급차 중 233대(21%)의 구급차가 응급구조사, 의사, 간호사를 탑승시키지 않고 운행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응급의료기관 평가 및 모니터링 체계구축' 보고서에 따르면 응급의료센터 외상 사망환자의 50.4%가 구급차나 응급실에서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해 숨진 것으로 분석됐다.

이근찬 연구원은 "의사가 119 구급차 출동부터 병원까지 환자를 책임지는 프랑스, 미국, 일본 등 선진국의 경우 병원 도착전 제대로 치료받지 못해 사망하는 경우가 20% 수준에 불과하다"며 "현행 응급의료체계의 개선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이상준기자 all4you@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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