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민주 정치개혁 갈등 증폭

민주당 노무현 대통령 후보가 선대위 출범 이후 정치개혁을 내세우면서 '강공 드라이브'를 펼치고 있다.

노 후보측은 2일 조순형 정치개혁추진위원장의 기자회견을 통해 "정치의 주도세력이 바뀌어야 한다"며 정치세력교체론을 내세웠다. 노 후보가 개혁성을 앞세운 강경발언을 연일 쏟아내고 있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같은 노 후보의 '주도세력 교체론'은 1차적으로는 당 내부를 겨냥하고 있다. 노 후보 비서실주변에서는 "안에서 발목을 잡지말고 차라리 나가주는 것이 도와주는 것"이라는 얘기도 서슴없이 흘리고 있다.

후보단일화를 내세우면서 노 후보를 끌어내리려고 끊임없이 시도하고 있는 당내 반대파들부터 정리하겠다는 것이다.

조 위원장은 "도덕적 정당성과 실천적 능력을 갖춘 새로운 정치주체들이 결집하고 국민과 연대해 낡고 부패한 정치세력을 완전히 교체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노·비노측은 이를 '노무현식 개혁 신당', '진보정당선언'으로 받아들이면서 반발하고 있다.이들은 "노 후보측이 사실상 정권재창출보다는 야당할 각오로 대선후의 구도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고 의심했다.

한화갑 대표는 한 시사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당의 단합에 보탬이 안된다"며 "합당하지 않은 발언"이라고 말했고 박상천 최고위원도 "진보정당을 하겠다는 것으로 나가라는 소리가 아니냐"고 말했다. 박양수 의원은 "노 후보가 새 정당을 만들어 총선에 대비하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와 더불어 선대위가 출범하면서 당무를 장악하는 과정에서도 당과의 불협화음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선대위측이 '점령군' 같은 자세로 인사와 재정 등의 당무를 챙기고 나서자 유용태 사무총장 등이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않고 있다.

선대위의 이상수 총무위원장은 2일 "국장급 이하에 대한 인사권은 선대위에 있다"며 "4일중으로 대표실과 총장실을 제외한 모든 중하위직 당직자를 재배치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유 총장은 "당과의 협의없이 선대위 주도로 일처리를 하면 불필요한 마찰만 일으킨다"며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한 대표가 "당과 선대위의 할 일이 따로 있다"고 밝히고 나섬에 따라 당무를 둘러싼 갈등은 노 후보와의 주례회동을 통해 결론이 날 전망이다.

반노·비노세력들은 4일 오전 예정된 '후보단일화 추진기구' 첫 모임을 통해 세과시를 한 뒤 본격적인 당내투쟁에 나선다는 방침이어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이에 노 후보는 2일 오후 국회의원 회관을 직접 방문, 김영배, 김원길 의원 등을 찾아나서는 등 적극적인 설득작업을 펼치기도 했다.

서명수기자 diderot@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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