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로 국정감사가 사실상 끝났다. 16대 국회 후반기 출범 이후 첫 실시된 이번 국감은 공적자금 국정조사 여부로 초반부터 파행조짐이 보이기도 했으나 여러 측면에서 많은 기대와 관심을 안고 시작됐다.
하지만 국감중 추석 연휴와 국무총리 인사청문회, 부산아시안게임이 겹친데다 피감 기관의 자료제출 거부 등으로 예년에 비해 긴장도가 떨어졌다. 그래서인지 이렇다 할 정책감사 의지를 보여주지 못했고 여야의 무차별 폭로도 재연, '정쟁 속의 부실국감'이란 혹평을 면키 어렵게 됐다.
▨지역의원 활동 기대 이하=국감에 대한 밀도가 떨어져서인지 지역 의원들의 활동 역시 지지부진했다. 중진급 의원은 물론이고 초·재선 의원의 활약상도 미흡했다. 재탕 질문에다 언론에 공개된 내용을 스크랩한 '면피성 질문'이 있는가하면 지방국감에 아예 참여하지 않은 이들도 있었다.
정무위에서 한나라당 김만제 의원은 "현 정부들어 현대그룹에 지원된 23조8천761억원은 회수불능"이라고 주장, 논란이 일었고 국방위에서 박세환 의원은 이회창 후보 아들들의 병역면제 의혹에 대한 '방패막이' 역을 톡톡히 했다.
재경위에서 박종근 의원은 당 공적자금특위와 국감활동을 병행하는 성실성이 돋보였고 국감기간 중 펴낸 질의서로 볼 때 이해봉(건교위)·백승홍·임인배(산자위)·이상배·이인기(농해수위)·강재섭(과기정위)·안택수(재경위)·김일윤(문광위)·이원형(보복위) 의원이 다른 의원들에 비해 그나마 낫다는 평을 얻었다.
▨대안 제시 노력=과거에 비해 당 지도부의 '오더'에 의한 한 건 주의나 1회성 인기발언이 그나마 줄어들었다는 점은 고무적이었다. 또 국감기간 중 정책자료집을 펴내 대안을 제시하려는 노력도 보였으며 국감 참석률 역시 비교적 높은 편이었다.
한나라당 김성조 의원은 '뉴라운드 새로운 도전과 기회' 등 4권의 자료집을 냈고 강재섭 의원은 '청소년 인터넷 이용행태와 정책과제', 민주당 박상희 의원은 '21세기 프론티어 사업의 구조적 문제점 분석 및 정책제안', 한나라당 이원형 의원은 '노인정책의 새로운 방향', 손희정 의원은 '공기업 여성고용 인센티브제 도입현황과 과제'를 각각 펴냈다.
▨정치공방 재연=각 당 의원들의 당리당략에 치우친 질의로 파행이 빚어진 것은 예년 국감이나 마찬가지였다. 국방위에서 민주당 신기남 의원은 이회창 후보 장남 정연씨 병역 면제와 관련, "3차례나 금품거래 시도가 있었던 의혹이 있다"고 해 논란을 빚었고 정무위의 한나라당 엄호성·이성헌 의원은 지난 2000년 6월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현대측이 4천900억원을 대출받아 북측에 비밀리에 건네줬다"면서 '대북 뒷거래' 의혹을 제기했다.
또 한나라당 정형근 의원은 국정원 도청자료에 따른 것이라며 "한화의 대한생명 인수를 위한 권력실세 로비설"을 주장, 파문을 일으켰고 법사위 국감에서 같은 당 윤경식 의원이 "전현직 K·K의원과 조직폭력배 J씨 등이 이용호 게이트의 배후"라고 해 명예훼손 시비를 낳기도 했다. 재경위의 같은 당 홍준표 의원은 "일부 민주당 의원들이 연예인 성상납을 받았다"고 주장, 민주당이 발끈하기도 했다.
문제는 의원들의 이같은 주장이 면책특권 시비를 낳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논란이 된 '대북 뒷거래설' 역시 의혹규명과는 거리가 먼 방향으로 비화되고 있다. 정부 당국이 엄 의원 주장을 뒤집을 만한 객관적 자료를 내놓지 못하고 있고 의혹을 제기한 엄 의원 역시 '뒷거래'와 관련, 검증된 자료를 밝히지 못하고 있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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