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대학가 '중국 열풍'

'중국에는 한류(韓流), 한국에는 중국 열풍(熱風)…'. 베이징의 2008년 올림픽 유치를 계기로 이 같은 바람은 날로 드세지는 느낌이다. 중국에서 한국 대중문화 스타들을 중심으로 한 '한국 붐'이 일고 있는 것과 때 맞춰 국내에서는 고도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중국을 바로 알자는 열풍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중 수교 10년을 넘기면서 그간 투자는 28배, 수출은 7배가 늘어날 정도로 중국은 우리에게 세계 제1의 투자, 제2의 수출 대상의 나라로 다가오고 있다는 점에서 이 바람을 결코 예사롭게 봐서는 안 된다.

▲더구나 우리가 중국을 보는 시각에는 문제가 없지 않다. 이데올로기적인 거부감과 아직은 가난하다고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대표적인 경우다. 특히 백인 우월주의적인 서양사상과 세계화에 물들어 얕보는 시각은 위험하다. 방대한 국토를 가지고 있는 중국은 지금 변화가 크고 그 속도도 빠른 만큼 앞으로 어떻게 비뀔지 모르는 엄청난 잠재력을 지니고 있어 바로 알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대구.경북 지역 대학들의 중국 대학과의 자매결연.학술 교류 협정이 잇따르고 있다 한다. 경북대.영남대.계명대 등 6개 대학은 중국의 47개 대학과 이 같은 협정을 맺고 교환교수에 이어 학생 교환, 학점 교류, 복수 학위제, 현지 언어 연수 등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또한 대학마다 중국인 유학생.연수생(단기)을 위한 특별 수업도 다투어 개강해 경북대에서는 50명, 영남대는 28명, 계명대에선 6명의 중국 학생들이 이미 강의를 듣고 있는 모양이다.

▲경북대는 지린대.칭다오대.옌벤대 등 중국의 11개 대학, 영남대는 난징대.난카이대.란조우대 등 14개 대학, 계명대는 후단대 등 12개 대학과 결연해 대학들마다 적지 않은 학생들이 현지에서 수업이나 어학 연수를 하는가 하면, 중국 현지 연구 교육 과정이 운영되고 있기도 하다. 이 바람을 타고 경북대의 경우 어학당의 중국어 수강생 수도 크게 늘어나 지난해 9월 60여명에 불과했던 중국어 회화반이 최근에는 140여명으로 1년만에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이제 세계 경제의 관심은 중국의 시장을 누가 선점하느냐에 쏠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추세에 비춰 대구.경북 지역 대학들에 갈수록 중국 열풍이 드세지는 것은 고무적인 현상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시대가 요구하는 대 중국 경제.통상을 비롯 언어 전문가 양성, 우리 대학들의 상대적인 경쟁력 확보는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가 아닐 수 없다. 더구나 이 열풍은 수도권 대학들과 차별화를 꾀하려는 이 지역 대학들의 자구 노력과 생존을 위한 몸부림의 일환으로 일고 있다는 점에서도 기대된다.

이태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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