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美 특사단 방북 안팎

제임스 켈리 미국 대통령 특사를 맞는 북측의 자세가 매우 냉정하다.평양방송과 조선중앙방송 북한 오디오 매체들은 3일 켈리 일행 도착 소식을 보도했으나 평양 공항에서 이들을 맞이한 인사들의 이름을 거명하지 않고 "관계 부문 일꾼들이 맞이했다"고만 밝혔다.

조선중앙TV 역시 8시 뉴스시간에 이 소식을 전했으나 공항 도착 장면도 없이 뉴스 맨 마지막에 아나운서 멘트로 짧게 처리했다.

이날 남북 공동으로 단군릉에서 열린 개천절 행사 장면을 장시간 상세히 보도한 뒤에 나온 켈리 일행 도착 보도는 상대적으로 그 뉴스 가치가 별로 없다는 인상을 줬다는 지적이다.남측 언론이 켈리 특사 방북에 대해 우려와 기대 속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것과 비교된다.

당초 남측은 켈리 특사의 협상 파트너로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을 꼽고 공항 영접은 한 급 아래인 김계관 부상이 맡을 것으로 예상했었다. 1999년5월25일 첫 미 대통령 특사인 윌리엄 페리가 평양에 도착했을 때 그를 맞이한 것도 김 부상이었다.

이날 북측 매체 보도만으로는 김 부상이 켈리 일행을 맞이했는지 여부를 알 수 없으나 북한 방송이나 TV는 외국의 주요 인사들의 방북때 이들을 맞이한 내각 관계부처 주요 인사들을 거명하는 관례에 비춰보면 이날 북측 보도 태도는 예외적이다

북측의 이런 태도는 평양을 방문하는 켈리 특사 일행의 태도에 비춰볼 때 당연한 것으로도 보인다.

켈리 일행은 3년 4개월 전 평양을 찾았던 페리 특사처럼 대통령 친서를 갖고 있지도 않을 뿐 아니라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메시지도 없으며 단지 북측의 대미 협상 의지를 파악하기 위해 간다고 공언했기 때문이다.

이날 켈리 일행을 맞이한 사람이 김 부상이 아니라 그보다 낮은 급이라면 켈리일행의 협상 파트너로 강 제1부상이 나설 것으로 기대하기도 힘들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3년전 페리 특사는 김 부상의 영접을 받고 강 제1부상과 최진수 당중앙위원회 부부장과 이찬복 인민군 판문점 대표부 대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위원장을 만나 양국 현안을 논의했다.

켈리 일행이 누구를 만나 어떤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지, 이들 미 특사단의 방북목적은 무엇이고 그 결과가 어떻게 나타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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