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국적의 중국계 양빈(楊斌) 신의주 행정특구장관이 4일 중국 당국에 연행된 것으로 알려져 중-북한간 이상기류가 조성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 있다.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작년 1월 중국 방문과 장쩌민(江澤民) 국가주석의 같은해 8월 평양 방문이 교환되는 등 순치(脣齒)의 관계를 유지했던 양국간에 이번 사건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되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중국 당국이 탈법 혐의 조사를 위해 양빈 장관을 연행했다고 보기는 무리"라면서 "연행 사건이 부를 파장이 심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국이 북한에 모종의 메시지를 보낸 것 아니냐"고 추측했다.
중국 중앙정부는 북한측의 신의주 특구 지정에 대해 '환영'의사를 드러내고 있는 지역 정부와 달리 일부 부정적 시각을 가진 것으로도 전해지고 있다.
외자유치로 신의주가 성공적으로 개방·개발될 경우 인근지역 시장잠식으로 중국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일단 고려됐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신의주 및 단둥(丹東) 개발로 랴오닝(遼寧), 지린(吉林)성 등 동북3성 지역 개발이 가속화되면 중국 당국의 소수민족 분리정책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한이유로 꼽히고 있다.
중국 당국의 양빈 장관 연행 사건은 북중 간에 내재돼 있던 이같은 기류가 표면에 드러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동용승 삼성경제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중국 경제계 인사들이 북한의 신의주 행정특별구 지정 의미를 폄하하는 듯한 인상을 받았다"면서 "중국 중앙정부는 냉정한 입장을 취해 왔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장 주석의 평양방문 이후 북중 양국간에는 눈에 띌 만한 교류 협력이 이뤄지지 않았고 최근들어 다소 소원해진 반면 북-러시아 협력관계는 한층 무르익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8월 극동발전대책회의에서 "우리가 이 사업(남-북-러 철도 연결)을 제대로 추진하지 않으면 중국에 빼앗기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고 김 국방위원장은 북러 정상회담에서 러시아의 철도 연결사업에 대해 적극적인 의사를 밝혔었다.
양 장관 연행에는 중국의 경제력을 잠식할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러시아에 다소 경도된 듯한 북한을 견제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북측이 양 장관 연행사건을 계기로 중국측과 어떤 타협점을 모색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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