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개구리소년 '비명' 제보?

개구리 소년들의 타살 의혹이 갈수록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어린이들이 집을 나섰던 당일 오전 유골 현장 일대에서 비명소리가 들렸다는 제보와 그 시간대가 어린이들의 귀가 예정 시간이었다는 가족들의 진술이 다시 확인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1년 전 수사 기록을 토대로 당시 개구리소년 관련 제보자들을 다시 수사 중인 경찰은 어린이들의 실종 당일인 1991년 3월26일 와룡산 중턱에서 '악~'하는 비명소리를 들었다고 당시에 제보했던 함모(당시 10세, 경기도 남양주시)씨의 소재지를 파악, 4일 재조사를 실시했다.

경찰에 따르면 함씨는 이날 재조사에서도 실종 당일 오전 10시쯤 불미골 부근 와룡산 중턱에서 '악~' 하는 긴 비명소리를 들었다고 재차 진술했다. 함씨는 "비명소리는 등산객들의 야호 소리와는 전혀 달랐다"며, "사람이 벼랑에서 떨어질 때 내는 소리와 비슷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진술했다는 것. 개구리소년 부모들은 그 2~3주 후 동네 어린이들로부터 함씨의 얘기를 전해 듣고 함씨를 찾아 가 당시 상황을 들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희생된 종식군의 막내삼촌 김재규(40)씨는 "태권도 도장에 다니던 종식이가 단 한번도 빠뜨리지 않고 매일 낮 12시에 도장에 나갔다"고 증언해, 함씨가 들었던 비명소리가 소년들의 것일 경우 종식군 등이 태권도장 갈 시간에 맞춰 산을 내려오고 있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이때문에 유족들은 어린이들이 낮 12시 이전에 의문의 사고를 당한 것으로 보고 경찰의 철저한 수사를 요구했다.

이와 관련해 홍영규 달서경찰서 형사과장은 "같은날 낮 12시와 오후 2시에도 개구리소년을 봤다는 목격자 진술이 이미 확보돼 있어 함씨가 들었다는 비명이 소년들의 것인지는 아직 연관짓기 어렵지만 여러 제보를 전반적으로 재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경찰은 5일 "실종 당일 오후 4시쯤 서구 상리동 무학사 계곡에서 개구리 소년으로 보이는 5명을 만나 페트병에 든 도롱뇽 2∼3마리를 얻으려 한 적 있다"는 제보가 당시에 있었음을 밝혀내고 정모씨(당시 13세) 등 제보자들의 면담 조사를 진행 중이다. 지금까지 확인됐던 개구리소년 최종 목격 제보 장소는 오후 2시쯤 와룡산 불미골이었다.

한편 육군 50사단은 군의 총기 피격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데 대해 5일 자체조사 결과를 공식 발표하고 총기에 의한 사망이 아니라는 결론을얻었다고 밝혔다.

사건당일 사격 실시 여부를 당시 사격장 근무자 30여명과 마을 주민 8명에게 확인한 결과, 이날은 임시공휴일(투표일)이어서 사격을 하지않았다는 일관된 진술이 나왔다는 것. 이와 관련해 당시 기록을 추적해도 이날은 다른 부대활동이 없는 것으로 기록돼 있었다고 관계자는 밝혔다.

50사단은 또 당시 총기를 가진 군무 이탈자가 발생했는지도 조사했으나, 육해공군 헌병감실로부터 "1991년 3월15일부터 한달간은 총기휴대군탈이 없었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유탄에 의한 사망가능성과 관련해서도, 유골 발견지점에서 발견된 칼빈과 M1소총 탄알은 1977년 이전 사용된 총기여서 1991년 실종사건과 무관하다고 밝혔다.

최경철기자 koala@imaeil.com

문현구기자 brand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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