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중학교 다니는 아들의 가방을 정리하다가 난데없는 북어탕이라는 이름의 교과서가 나왔다. 알고보니 국어책 이름을 '북어탕'으로 낙서해 바꿔놓은 것이었다. 국어책뿐이 아니었다. 음악은 '음치악단'이었고 도덕은 아예 '통닭'이라고 바꿔놨다.
교과서를 함부로 하는 것은 학교교육을 경시하는 풍조라는 생각이 들어 아이를 불러 따끔하게 혼냈다. 아이는 "다른 애들도 대부분 바꿔 가지고 다닌다"며 억울해했다. 예를 들어 수학은 '쉬합시다'로 둔갑시켰고 체육은 '제육볶음'이란다. 기술산업은 '가출한 엄마'로 바꿔 가지고 다닌다고 했다. 심지어 더 엽기적인 제목으로 바꾸기 위해 여러번 덧칠을 하기도 한다고 했다.
담임선생님에게 전화로 이런 현상에 대해 말했더니 "일부 학생들이 학교 공부보다는 학원을 더 중시하는 경향이 강해 교과서를 경시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학원에서는 학습진도에서부터 시험대비까지 모두 학원교재를 사용하기 때문에 교과서가 무시된다고 했다. 공교육이 무너지고 사교육이 기승을 부리는 오늘의 교육현실이 참으로 안타깝다.
배근아(대구시 중리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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