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민선3기 100일…대구광역시 청사진

민선3기 취임 100일(8일)을 앞두고 조해녕 대구시장을 집무실에서 만났다. 취임 이후 무엇을 했는지 모를 정도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했다.

시장이 각종 행사에 참석해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것도 좋지만 정책을 구상하고 업무를 챙기는 것 또한 중요한 것 아니냐는 의견에 "올해까지는 외부 업무에 더 충실하고 내년부터 정책개발과 집행에 충실하겠다"고 했다.

조 시장은 지금 대구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혁신역량 부재'를 꼽았다. 변화를 위한 몸부림이 있어야 하는데 외부 탓으로만 돌릴 뿐 자기 반성과 발전을 위한 노력이 없다는 것. 많은 사람을 만나서 혁신역량 강화를 주문하고 있다며 연말까지 이런 작업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중앙집권제 시절 임명제 시장도 역임한 바 있는 조 시장은 지방자치 이후 시장에 대한 집중도가 너무 높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임명제 시절에는 시장이 중앙정부 대리인 역할만 수행하면 됐고 시민들도 이를 인정했으나, 지금은 시장이 지방정부의 리더임을 들어 모든 문제를 시장을 만나 해결하려는 기류가 형성돼 있다는 얘기였다.

한마디로 시민들의 시장 면담 요청이 엄청나게 많아졌다는 것. 그러나 시청의 실국장들이 지방정부의 장관 역할을 해야 하는 만큼 시민들도 시장보다는 이들과 함께 문제를 풀어 나가려는 쪽으로 태도를 바꿔야 한다고 조 시장은 주문했다.

조 시장의 시간 계획은 올해는 전임 시장의 업무를 마무리짓는 데 주력하고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자신의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것. 그런 구상 중에는 문화 인프라 구축과 대학과의 연계발전 강화도 포함돼 있었다. 문화예술 활동 지원을 늘려 나가고 첨단 산업 육성을 위해 대학 연구소를 강화시키는 작업을 하겠다는 것이다.

대구 정신의 원류를 찾는 작업을 벌여 원효.일연 스님 및 서상돈 선생과 국채보상운동을 재조명하고 2.28 정신 계승도 구체화하겠다고 했다. 사이버 역사박물관을 건립할 예정이며 이를 위해 문화.인문 분야 자문 교수단 운용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하지만 시 재정이 바닥을 드러냈기 때문에 산업기반 강화를 위한 인프라 구축작업 분야에서는 기존 사업의 완결 위주로 방향을 잡고 신규 사업은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 시장은 대구시의 재정을 심각한 상태라고 파악했다. 시민 1인당 지방재정 부채가 100만원을 넘어 전국 16개 광역 시도 가운데 최고. 세입을 늘리려 해도 팔 수 있는 공유재산이 별로 없으며 빚을 내(기채) 일을 하는 것도 한계에 부닥쳤고 세율을 올려 세금을 더 걷는 일은 지방정부 권한도 아니다. 조 시장은 이 때문에 국고보조 사업과 국책사업을 많이 끌어오는 데 중점을 두겠다고 했다.

전임 시장 때 추진하다가 중단됐던 삼성.코오롱.롯데 등 대기업과의 연계도 연말까지는 구체화해 결과물을 내겠다는 생각이다. 이와 관련해 조 시장은 '시민의식'의 변화를 주문했다.

야외음악당(코오롱)을 만들어 기부하고 오페라하우스(삼성)를 만들어 주는 기업에는 다소 불만족 스러운 점이 있더라도 그렇지 않은 기업과 차별화해서 생각하는 부분이 있어야 기업들이 지역에 대한 투자를 늘릴 것이라는 얘기였다. 조만간 이와 관련한 대구시의 입장을 밝히겠다고 했다.

조 시장은 내년 대구 하계U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러 대구의 도시 브랜드 가치를 높이도록 시민들이 함께 노력하자고 특히 당부했다.

최정암기자 jeongam@imaeil.com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