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열심히 응원하면 어머니.아버지도 좋아하실 겁니다".부산 체류 9일째를 맞으며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북측응원단 막내둥이 채봉이(16)양은 연일 계속되는 북측 선수 응원으로 하루 24시간이 너무나 짧다.
평양음악무용대학에서 성악을 전공하고 있는 채양은 북에서도 '드문' 외동딸이다. 부모님과 함께 세명 만이 평양 시내에서 단란한 가정을 꾸미고 있다.다른 응원단원들은 "북에는 혼자인 경우가 잘 없다"며 입을 모아 외동딸인 채양이 '특이한' 케이스임을 확인해줬다.
채양의 하루는 오전 6시30분 세면을 의미하는 '위생사업'으로 시작된다.이후 정성스레 옷을 차려입고 김일성.김정일 초상화를 앞에 두고 예의를 차리는 것을 뜻하는 '정성사업'을 마친 뒤 선상에서 국, 나물, 잡채,불고기, 김치 등의 한식으로 아침식사를 든다.
오전 9시를 전후해 '딱딱이', 부채 등 응원도구를 챙겨 만경봉-92호를 하선, 아시안게임 조직위에서 준비한 버스를 타고 경기장으로 향한다.
낮에는 경기장과 버스에서 주로 생활하기 때문에 점심은 버스에서 도시락으로 때운다. 안전과 시간상의 문제로 식당에 가는 것은 무리라는 게 당국의 설명이다.
채양은 인공기와 부채를 흔들고 '조국통일'과 '우리는 하나'를 목청껏 외치지만 때로는 파도타기와 '대~한민국'을 연호하는 관중석을 유심히 쳐다보기도 하고 "정말곱습니다", "통일합시다"라고 외치는 시민들을 향해 환하게 웃으며 손을 흔들어 보이는 여유도 보였다.
그러나 응원 강행군과 장시간의 버스 이동 때문인지 멀미에 시달리기도 한다.채양 등 응원단원들은 남측 통제요원에게 "여기는 왜 찢어진 바지를 입고 다닙니까", "왜 머리에 물을 들이고 다닙니까" 등의 질문을 쏟아내기도 한다는 후문이다.
녹초가 되어 만경봉-92호로 돌아올 때면 시계는 어느덧 오후 10시.여기서 채양의 하루가 끝난 것은 아니다.
공동욕실에서 목욕을 한 뒤 저녁식사를 마친 채양은 조원들이 모인 가운데 하루를 정리하는 이른바 '총화사업'을 끝으로 공식일정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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