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 이후 전국 6대 도시 중 대구 근로자들의 평균 실업(失業) 기간이 가장 길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동시에 대구는 제조업 비중 감소폭이 가장 컸고 서비스업 비중이 가장 큰 폭으로 높아졌으며, 이에반해 서비스업 취업자는 오히려 감소해 산업구조 변화가 고용 창출로 이어지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노동연구원이 1998년부터 2001년 사이의 자료를 분석해 최근 발표한 '지역별 실업 탈출 확률 및 요인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대구지역 근로자의 평균 실업기간은 10개월로 전국 평균(8.8개월) 보다 1개월 이상 길었고 대전(10.3개월)과 함께 6대 도시 중 최하위였다.
대구지역 실업자의 절반이 실업상태에서 탈출하는데는 7.5개월이 걸려 서울(4.5개월)의 2배 가량 됐으며, 광주(2.5개월)보다는 3배쯤 더 소요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구지역 중에서도 특히 고졸 이하 학력자의 실업기간이 11.2개월(전국평균 9.1개월)로 대전(12.5개월)과 함께 6대 도시 최하위권을형성해, 저학력 근로자들이 쉽게 장기실업자로 전락함을 보여줬다.
전국에서 평균 실업기간이 가장 짧은 곳은 광주(7.4개월)였으며 △서울 7.6개월 △인천 8.1개월 △부산 9.2개월 등 순으로 나타나 수도권 고용 사정이 상대적으로 좋았음이 확인됐다.
이런 상황은 지역 주종 산업인 섬유업의 부진에다 국제적 개방화로 국내산업의 지역간 이동이 더이상 활발해지지 않은 탓이라고 연구원은 풀이했다.이와 관련해 이 연구원이 전국 6대 도시의 1997년과 2000년 사이 산업구조 변화를 분석한 결과, 대구에선 제조업 비중이 15.6% 감소한반면 서비스업 비중은 15.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6대 도시 가운데 제조업 비중 감소폭(전국평균 9.8% 감소)과 서비스업 비중 증가폭(전국평균 10.5%증가)이 가장 큰 것이다.그러나 이 기간 대구의 근로자는 제조업에선 오히려 0.1% 증가한 반면 산업 비중이 더 커진 서비스업 근로자는 오히려 1.5% 줄었다.
이번 연구를 수행한 한국노동연구원 정인수 선임연구위원은 "대구 경우 산업구조 변화는 컸지만 취업자 변화는 이에 미치지 못해 고용창출이적은 노동절약적인 쪽으로 산업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대구 등 비수도권의 실업탈출 확률이 수도권에 비해 낮은 것으로 나타나 수도권 이외 지역에 대한 균형발전 필요성을 다시 한번 실감케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경철기자 ko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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