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연극 '고추말리기'

"대구연극, 올해도 만만찮네".

전주에서 개막중인 제20회 전국연극제 대구대표로 참가한 '고추말리기'(선욱현 작/최주환 연출)가 관객들과 지역연극인들의 호평을 받아 수상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1일 전주 '한국소리문화의 전당' 연지홀 무대에 오른 고추말리기 공연현장에서는 700석 가까운 객석을 꽉 메운 관객들이 갈채를 보내며 '대구연극'에 푹 빠졌다.

남아선호의 희생자인 어머니역의 '김미화'는 나이를 뛰어넘은 중심잡힌 연기로 갈채를 받았고, 저승사자를 따라다니는 행려역의 '박상희'와 파마머리 앙상블을 맞춘 '허세정' '이은경' '이융희' 등 여자조연들의 감칠맛 나는 연기는 관객들의 연이은 폭소를 자아냈다.

기괴한 분위기의 옹알거리는 듯한 전자 효과음과 막과 막 사이를 배우들의 깔끔한 멘트와 스톱화면으로 처리한 점도 1시간 30분의 극을 지루하지 않게 이끌어 갔다전반적으로는 "주연, 조연 구분없이 배우들의 고른 기량이 돋보인 작품"이었다는 평이다.

특히 올해는 '꽃마차는 달려간다' '이(爾)' 등 같은 작품이 모두 5개 극단에서 중복 출품돼 고추말리기는 독특한 소재선정에서 주목받고 있다는 것. 반면 "하드웨어(무대장치)에 신경을 쓰지 않아 배우들의 연기로 메우기에는 무대가 비어보였다"는 지적도 있었다.

올해 고추말리기의 수상 여부는 대구의 '돼지사냥'이 지난해 전국연극제에서 대상을 수상한 이후여서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국연극협회 대구지회 박현순 회장은 "참가한 연극제 관계자들로부터 대구연극이 제 색깔을 찾아가는 것 같다는 말을 들었다. 관객에게 연극적 재미를 선사한 점이 좋은 점수로 이어질 것"이라며 수상권 진입을 기대했다.

서울을 제외한 전국 15개(해외 1개)극단이 참가한 이번 전주 전국연극제는 12일 막을 내리며, 시상식은 13일 오전에 치뤄진다. 전주에서

최병고기자 c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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