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이한 옷 매듭, 사라진 머리카락, 가까이 있었던 민가 불빛, 유골 위에 놓여 있던 장방형 돌 등 이상 징후때문에 개구리소년의 타살 의혹이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만약 살해됐다면 누가, 어디서, 왜, 어떻게 이런 일을 저질렀을까? 전문가들의 말을 따라 가능성들을 짚어보자.
◇누가=범죄학자인 지광준 강남대 교수는 "3명 이상의 불특정 다수가 범행을 저질렀을 경우 11년이 지나도록 사건이 외부에 전혀알려지지 않았을 가능성은 적다"며 "단독범일 가능성도 결코 무시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다른 전문가들은 대체로 단독범의 소행일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살인은 가해자가 피해자보다 물리력이 크게 앞서야 가능하기 때문에 단 한명의 범인이 9~13세나 된 초교생 5명을 살해하기란 상식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
만약 단독범이었을 경우 5명 중 누군가는 범인의 손을 벗어나 살아남았을 가능성이 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대구대 경찰행정학과 박순진 교수는 "범인이 한 명이라면 아이들이 감히 도망갈 생각을 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한 흉기를 지녔던 것으로 봐야 한다"며,"하지만 발견된 유골에 뚜렷한 외상 흔적이 없어 적어도 3명 이상은 돼야 소년 5명을 한꺼번에 제압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어디서=소년들이 범행에 의해 희생됐다면 그 장소가 유골 발견 현장에서 멀리 떨어진 곳은 아닐 것이라는 추리가 유력하다. 산악 지역 특성상 5명의 시신을 한꺼번에 옮길 수 있는 이동수단이 마땅치 않다는 것.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아직 발견되지 않은 조호연군 및 박찬인군의 옷이 발견되는 곳이 살인 장소일 확률이 높다고 보고 있다. 경찰이 지난 2일부터 연일 와룡산 일대에서 대규모 수색작업을 벌이는 이유도 이런 맥락으로 이해되고 있다.같은 이유 때문에 장시간 이동 등의 부담 때문에 와룡산을 벗어난 지역에서 범행이 이뤄졌을 가능성은 낮게 평가되고 있다.
◇왜=전문가들은 금전이나 원한 관계 때문에 사건이 빚어진 것은 아닐 것으로 보고 있다. 사고 당일 어린이들에겐 돈이 전혀 없었고 소년들의 나이로 봐 누군가에게 원한을 살 일도 없기 때문이다.그래서 전문가들은 개구리소년들이 제3의 범행을 목격했거나 누군가의 숨기고 싶은 약점을 목격함으로써, 범인들이 이를 은폐하기 위해 아이들을 살해했을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또 범죄심리학상 남녀간 연애장면 목격, 단순히 째려본 것 등도 우발적 살인의 동기가 될 수 있다는 쪽이다. 지광준 교수는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살인이불가능한 점과 그것도 5명이나 한꺼번에 희생된 점으로 미뤄 정신이상자의 소행일 가능성도 주목했다.
◇어떻게=발견된 유골이나 옷가지에 뚜렸한 외상 흔적이 없어 강한 흉기가 사용됐을 가능성은 적은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유골 발굴 당시김영규군의 옷이 강하게 매듭져 있는 것과 관련, 범인들이 아이들을 목 졸라 살해했거나 소년들의 손과 발을 결박시켜 놓고 동사시켰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암매장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범인들이 아이들의 시체를 묻기 위해 장시간 땅을 깊게 팠을 가능성이 희박한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지난달 26일최초 발견된 유골 4구가 지표면 바로 아래 위치했었고 다음날 현장 감식을 통해 발굴된 김영규군 유골도 40~50㎝밖에 묻혀 있지 않았기 때문.
또 범죄심리학상 범인들은 사건 현장을 빨리 떠나려는 본성이 있어 자연적인 구덩이나 움푹 팬 곳에 시체를 유기하고 그 위에 흙을 덮어 돌·낙엽 등으로위장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상준기자 all4you@imaeil.com
이창환기자 lc156@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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