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청구' '우방' '서한' 어디로 가나?

97년 외환위기라는 직격탄을 맞으면서 전국으로 발돋움하던 지역의 중견건설업체들이 잇따라 쓰러졌다. 우방. 청구. 보성. 서한 등 중견 건설업체들이 워크 아웃이나 법정 관리를 신청했다는 소식이 연일 지면을 장식했다. 지역 건설업계와 더불어 지역 경제도 덧없이 무너져 내렸다.

IMF이후 5년. 법정관리 중인 기업들의 재기의 몸부림은 계속되고 있다. 한 때 서한은 최근 M&A를 통해 재생의 길을 모색하고 있고 우방, 청구는 또다른 회생 방법을 찾느라 몸부림을 치고 있다. 이들 기업들의 진로를 알아본다.

*(주)청구=현재 수도권 업체와 협상중인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서현오디세이 리빙몰공사 현장과 부지를 확보해 두고 있는일산 오디세이의 성공적인 처리 여부가 회생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대지면적 5천600평, 연면적 7만3천평 규모의 분당 오디세이는 현재공정 55%로 수도권 업체와의 승계시공 협상이 막바지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건축공사는 부도전 청구가 전국적인 기업으로성장하는 기념비처럼 여겨졌으나 IMF이후 청구 몰락의 상징이 돼왔다.

이 두건의 협상이 마무리되고 나면 채권자 집회를 갖고 청구 해결 방안을 모색해 보겠다는 것이 대구지방법원 파산부의 입장이다.이 두 건의 덩치가 워낙 커 협상이 원활히 마무리 될 경우 M&A 등 여러 방법으로 회생을 모색해 볼 수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장윤기수석부장판사는"청구는 전국적 브랜드 파워가 있는 편"이라며 "일단 서울지역의 오피스텔 등 경기가 아직 좋은 편이므로 잘 해결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히고 그렇지만"잘 해결되지 않는다면 어려움에 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73년 설립된 (주)청구는 1997년 시공능력 평가 전국 21위 까지 올랐으나 97년12월 외환위기 직후 부도를 맞았으며 99년 7월 법정관리 인가를 받아 현재에 이르고 있다.

*(주)우방=우방은 97년 외환위기 이후 중단됐던 전사업장의 공사가 현재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수성우방팔레스와 우방 드림시티등 중단됐던 공사 현장들의 공사가 재개돼 현재 깨끗이 마무리되고 있는 상태.

다만 신규 자금 조달 중단으로 인해 현재 만촌 우방3차, 동서변지구 등 올해로 예정됐던 신규사업은 전면 중단된 상태다. 오는 12월말 입주예정인 구의무사 부지내 메트로팔레스가 완공되면 1천억원가량의 사업개발권 수입을기대하고 있고 2천500평 규모의 우방 드림시티 상가분양, 수성우방팔레스 상가 분양 등이 운영자금의 숨통을 틔워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 연말까지는 이들 현안을 해결하는데 총력을 쏟은 후 내년쯤이나 신규사업을 검토해 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주)서한과 같은 M&A 방식의 회생을 기대하고 있으나 문제는 자산 및 부채 규모가 서한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크다는 것. 장윤기수석부장판사는 "모든 현안이 해결되고 금융권으로부터 자체 자금 조달이 가능해지면 M&A를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며 "대구에 연고를 둔 재력 있는 기업이 나서주면 좋겠으나 그렇지 못하다면 전국적으로라도 M&A를 통해 주인을 찾아 주어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 78년 설립된 (주)우방은 97년 아파트 공급량 전국 2위를 기록하기도 했으며 98년 7월 워크아웃을 신청했고 2000년 8월 부도로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주)서한=서한은 지난달 4일 (주)서한 협력업체연합 컨소시움(대표자 씨엔아이 네트워크)에 매각돼 회생의 길을 걷고 있다. 서한협력업체 연합은 서한의 신주 8천600만주(액면가 500원)를 530억원에 사들이기로 본계약을 체결해 현재 계약금 50억원을 받은 상태다.

서한협력업체연합은 또 서한의 신주이외에 대구지방법원 파산부의 허가를 얻어 서한이 발행할 1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도 매입할 방침이다. 또 정리계획 변경 계획안 인가 결정일 이후 협력업체연합 컨소시엄과 협의해 채권 금융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보통주 및 우선주의 전액 소각과 함께 채권금융기관 보유 주식 이외의 31만여주에 대한 5대1 감자도 추진중이다.

지난 1971년 대구주택공사로 출범해 82년 상호를 현재의 명칭으로 바꾼 (주)서한은 98년 11월 외환위기에 이은 워크아웃신청, 2000년10월 법정관리 개시 신청을 거쳐 결국 M&A를 통해 정상화의 길을 열고 있는셈. 조종수 상무이사는 "오는 11월초 채권자 회의를 통해 M&A에 대한 논의를 할 예정"이라며 "채권자들에게는 미안한 일이지만 이 안이 승인을 받으면 채무가 없는 새로운 회사로 서한은 회생의 길을 걷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창룡기자 jc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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