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이라크전 반대시위가 확산되고 있다.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이라크관련 연설을 하루앞둔 6일(현지시간) 뉴욕과 샌프란시스코, 로스앤젤레스, 시카고 등 미국 전역의 주요도시에서 수십만명이 미국의 이라크 공격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뉴욕 센트럴 파크에서는 2만명이 이라크전 반대시위를 벌였고 여기에는 어떤 전쟁에도 반대하는 할리우드 스타들이 가세했다. 유명 여배우 수잔 서랜든은 이날 집회에서 "우리 국민은 미국의 국가이익이 위협받을 때마다 압도적인 군사력을 이용해 자국의 원칙을 강요하는 새로운 로마가 되기를 진정 원하는가"라고 반문했다.
시위 주최측은 권력과 석유통제에 목마른 부시가 이라크전과 테러와의 전쟁에 대한 필요성에 대해 국민에게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뉴욕 반전시위는 대이라크 군사행동이 언급된 이후 최대규모의 집회로 시민단체 '낫 인 아우어 네임(Not in Our Name)'이 아프가니스탄전 1주년 기념일에 맞춰 조직한 25개 이상의 집회중 하나다.
이밖에 시카고, 샌프란시스코, 로스앤젤레스, 시카고, 시애틀, 포틀랜드 등지에서도 뉴욕과 유사한 집회가 열렸다. 시위 참가자들은 '낫 인 아우어 네임'이 작성한 '저항의 서약'을 낭독했다.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약 5천명의 반전 시위대들이 유니온 광장을 가득 매운 채 반전구호가 쓰여진 깃발을 들어올리며 이라크전 반대를 선언했다. 로스앤젤레스의 캘리포니아대학 캠퍼스 인근에도 약 3천명의 시위대가 집결했다. 오레곤주 포틀랜드에서는 하루전인 5일 약 5천명이 시내 중심가에 모여 "더 이상 전쟁은 싫다"고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한편 이탈리아 로마, 베니스 등에서도 지난 5일 미국의 이라크 공격 계획에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이날 로마에서는 200여명의 시위대가 미국 대사관 앞에서 항의 시위를 벌인데 이어 수천명의 반전 시위대가 거리 행진을 벌였다. 베니스에서는 이라크 공격 계획에 항의하는 의미로 청년들이 영국 영사관 테라스로 올라가는 시위를 벌였다.
한편 미국의 대이라크 강경정책에 대한 해외의 비난도 쏟아지고 있다.마하티르 모하마드 말레이시아 총리는 7일 미국의 대테러정책이 비이성적이며,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을 제거하는 것으로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세계경제포럼(WEF)이 주관하는 동아시아경제정상회의(EAES)에 참석중인 마하티르 총리는 이날 "미국은 이슬람 세계에 거대한 분노가 쌓여있음을 직시해야 할 것"이라며 "미국은 테러리스트들이 왜 분노하고 (미국에) 반감을 갖게 됐는지 알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최근 독일의 한 외교 관리는 조지 W 부시 미국대통령의 안보정책이 레오니드 브레즈네프 옛 소련 공산당 서기장의 대외정책과 동일하다고 비난했다.
시사 주간지 슈피겔는 7일자호에서 외무부 관리인 클라우스 샤리오트가 최근 군사정책 관계자들과 모임에서 부시의 대(對)이라크 정책을 브레즈네프가 지난 1968년 체코 공산주의자들의 개혁운동인 프라하의 봄을 진압하면서 "세계 평화를 위해서"라는 말로 소련군 파병을 정당화한 일과 비교해 비난했다고 보도했다.
정리=서종철기자 kyo425@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