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옥 벽 보듯 은은한 정감

최기득(46)씨는 언제나 제자리를 굳건히 지키는 작가다. 학생들과 잘 어울리는 교수(대구예술대 서양화과)의 역할은 물론이고, 자신의 작업을 꾸준하고 성실하게 해나가기 때문일 것이다.

몇년전부터 학교에서 멀지않은 천평 선석분교의 아틀리에에서 작업해온 그는 이번에 색면추상 작업을 더욱 다듬고 보완해 내놓았다. 여러개의 면으로 나눈 화면에 강한 색깔로 거칠게 칠한 작품이다.

제목도 '벽(壁)-무명(無名)'. "시골 전통가옥의 횟칠한 벽을 연상시킨다고 할까요. 벽의 풍화작용이나 그림자에 비친 모습을 표현했습니다". 얼핏 복잡하고 난해한 화면인 것 같지만, 자세히 보면 거칠고 긁힌 화면에서 뭔가 모를 은근한 정감이 느껴진다. 추상작품에 전통적 정서와 철학적 사고가 짙게 깔려 있음을 본다.

"당초 의도보다 색깔이 너무 강하고 둔탁한 것 같습니다. 다음에는 좀더 편안한 색감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30일까지 갤러리미르(053-212-1000)의 개관기념전으로 열린다. 일곱번째 개인전이다.

박병선기자 l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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